한 달짜리 문단에 다정한 마음을 담아.
'완벽'은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이래요. 완벽한 사람은 없다지만 내가 부족하다는 걸 깨닫고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흠이 많은 나는 어떻게 해야만 수없이 새겨진 자국을 지울 수 있을까요.
결핍은 결여된 부분을 메꾸려 하는데 동시에 이건 나의 모자람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더라고요. 마음의 허기를 달래는 방법이라곤 내가 비어있다는 걸 망각하는 것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면 내가 부족한 사람이었다는 걸 다시 체감하게 되고요. 공허가 뼛속 깊이 스며들 때는 세상에서 나를 비워내고 싶게 되는 것 같아요. 완전한 게 온전하다고 판단되는 곳이 아닌, 전부 비어있는 세상에서는 비어있는 것들도 온전해질까요. 무의식중에 드러나는, 스스로 드러내는 치부를 너그러이 받아줄까요.
요즘은 더하기보단 덜어내고 있어요, 저는 채우는 것보단 비우는 게 쉬운 사람이라서요. 움푹 파인 곳을 주변부터 비워내다 보면 고르게 다져놓은 밑거름이 되겠죠. 마음을 평평하게 다져 놓다 보면 덜 파이고 더 쌓일 테니까. 아아, 결핍은 견고해지기 위함이었나 봐요. 부족해서 오히려 더 단단할지도 모르겠네요. 감정을 던져놓고는 마구 밟고 다니거나 쌓아두고 만족하다 허무하게 스러지는 대신, 마음의 밑바닥까지 들여다보며 민감하고 견고하게 뿌리내린 사람이 될래요. 혹시 모르잖아요, 가난하기에 풍요로울지.
누구보다 따듯한 당신에게 다정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타인의 상처를 본인의 사랑으로 채워주는 사람아,
보석같이 반짝이는 마음을 알알이 수놓은 사람아.
이번엔 제가 당신의 흠까지 기억하여 매만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