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쳐진 흔적
잔상 (殘傷)
잔인하게 상처를 입히는 일. 또는 그 상처.
잔상 (殘像)
외부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감각 경험이 지속되어 나타나는 상. 지워지지 아니하는 지난날의 모습. 영상이 지나간 뒤에도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
잔상(殘傷)인지 잔상(殘像)인지 모를 잔흔이었다. 흔들리는 버스 창밖에서 반짝이던 건 꿈이었고, 사랑이었고, 그리운 누군가였다. 잔상을 좇아 따라간 곳에서는 빛을 가로지르는 사람을 보았다. 빛이 나는 사람, 빛을 따라가는 사람, 빛 위를 걷는 사람, 저마다의 빛들. 그중에서도 빛을 담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품속에 넣고 눈속에 깊이 새기고 마음속에 간직하며 물들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