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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믐 Aug 01. 2021

회사에서 버틸 수 있을까요?

흔한 사회초년생의 고민①

정규직이 된 지 거의 두 달이 지나간다.
요새 자꾸 고민이 생긴다.
내가 내년 이맘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내 두 번째 직장은 내가 가진 수동적인 태도는 모조리 바꿔야 다닐 수 있는 스타트업이었다. 


문장에서 오해가 있을까 봐 얘기하자면 지금도 다니고 있다. 나는 원체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심하고, 내가 시키는 것보다 누가 시킨 것을 할 때 마음이 더 편한 사람이다. 그래야 결과가 나빠도 내 책임감, 죄책감이 덜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24살 무렵 처음 나가본 사회는 그런 태도를 너그럽게 봐주지 않았다. 내 잘못이 아님에도 내가 수습을 하는 일이 생겼고, 참다 참다 폭발하면 그건 정말 내 잘못 100%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회사에 입사를 확정했을 때, 내게 직접적인 피해가 오지 않는다면 말과 행동을 아끼고 살겠다고 다짐했다. 경력의 문제보다는 그냥 한 곳에 오래 다니고 싶었다. 그게 내 마음의 안정을 찾아 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분기 면담에서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피드백으로 받았다.


수습이 끝났고, 무사히 정규직이 되었고, 처음 맞이하는 분기 면담이었다. 잘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받은 피드백이었지만, 내 성격상 '잘하고 있다'라는 말은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았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과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라는 말만이 남았을 뿐이다. 그래서 그다음 분기에서 촬영 보조에 먼저 자진하는 등 나름의 적극성을 보이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물론, 그 촬영들이 잘 됐다고는 하지 않았다^^ 벌써 3분기 세 달 중 한 달을 넘긴 시점에서, 이전 분기보다 좀 더 성장했다고 생각하느냐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스트레스성 폭식의 징후가 보인다.


요새 집안일이나 회사일이 내 마음 같지 않다고 느껴서인지 배가 부른데도 자꾸 입이 심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뭘 찾아서 먹거나, 시켜서 먹거나 하는데, 7월에는 얼마나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었는지 월급의 반을 다 써버려 오늘 결국 모아둔 적금 하나에서 돈을 얼마 빼내기까지 했다. 먹고 나서 행복하기라도 하면 괜찮은데, 돼지 같다는 생각과 낭비가 심하다는 자괴감으로 똘똘 뭉치게 된다. 입사한 지 4개월여 만에 살이 3~4kg이 쪘고 몸무게 앞자리가 바뀌었고, 이제 내가 좋아하는 타이트한 치마나 원피스를 입을 때 다른 사람들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배 좀 나오면 어때서,라고 머리는 말하고 가슴은 다시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밖엔 없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배가 허한 건지, 마음이 허한 건지 공차 점보 사이즈+펄 추가해서 두 잔 째 먹고 있다. (이러니 살이 찌지... 어휴...) 능동적인 태도에 건강한 멘탈 관리도 분명 포함이 될 텐데, 난 여전히 내 멘탈 하나 잡지 못해 이러고 있다. 이런 내가, 회사에서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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