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라멘 하나요. 제일 매운 걸로.”
그는 메뉴판을 내려놓으며 여자를 한 번 훑어보았다. 피부는 희었고, 머리카락은 검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국적인 외모 한 가운데 외꺼풀의 눈이 걸렸다. 그는 “한국사람이야 아니야”하며 중얼거렸다.
라멘을 기다리는 동안, 텔레비전 뉴스에서 또 다시 섬 이야기가 나왔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의 갈등이…”
민수가 헛웃음을 쳤다.
“또 시작이네. 저 섬이 뭐라고.”
혼잣말처럼 내뱉은 말이었지만, 그 옆에서 젓가락을 나르던 여자의 어깨가 살짝 움직였다. 히엔이었다.
민수의 라멘이 나왔다. 붉은 기름이 표면에 동그랗게 떠 있었다. 그는 한 젓가락 떠먹고,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네요.”
히엔은 짧게 웃었다.
“매워요?”
“딱 좋아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민수는 텔레비전을 가리키며 말을 걸었다.
“저기 나오는 섬 있잖아요. 일본은 자기 땅이라고 그러고, 우리는 우리 땅이라고 그러고.”
히엔은 화면을 한 번 보고, 다시 그를 보았다.
“베트남도… 중국이 베트남 섬 자기네 섬이라고 우겨요.”
조금 더듬거리는 한국어였지만, ‘우겨요’라는 단어는 정확했다.
민수는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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