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28분 5호선 머리카락

by 우두커니

참 바쁘게도 지나갔다


그토록 많이 서 있던 여기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떠난 그들에게

열차는 분해서 지금도 한창 씩씩대는 중이다


푯값이라도 남기고 간 걸까


바닥에는 그들이 남기고 간 머리카락이 북새통이다


영식이아버지가 지난주 심었던 한가닥

춘심씨가 그저께 파마했던 한가닥

준영씨가 이별의 고통에 허우적대다 긁었던 한가닥


저 마다 비싼 머리카락이니


열차는 이내 푯값을 받고 잠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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