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어떻게 보일지 신경을 많이 쓴다.
혼자 있을 때도 숨을 쉬는지 의식하며 지낸다.
이런 습관이 불필요한 긴장을 만들고 옭아맨다.
그래서인지 뭔가를 즉흥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표현하기 전부터 두려움과 고민이 거대하게 따라온다.
‘내 표현이 인물스럽지 않고 동떨어질 것 같은데’
‘인물처럼 보이려면 지금 어떻게 행동해야 하지?‘
이런 고민 끝에 도달하는 곳은 항상 [전혀 모르겠음]
그렇게 연습실에서 연기 중에 공황상태에 빠진다.
이런 공포감은 일상에서 사람을 만날 때
또 다른 공포감으로 찾아온다.
사람의 시선과 접촉, 숨소리에 대한 예민함,
한 공간에 있는 걸 무서워하는 증상으로.
나도 순발력 있게 반응하고 싶다.
배우로서도 자연인으로서도 활기차게.
분명 내 안에 그런 능력이 있을 텐데. 아니 있었는데.
어떤 훈련을 해야 할까? 나로서 출발하기?
다양한 캐릭터 연습? 성대모사?
근육질의 신체? 호흡훈련?
아니다. 다 아니다.
저것조차 보이는 걸 의식해서 나온 방법이다.
겉치레가 아닌 좀 더 본질적으로 맞닿을 수 있는
어떤 안정적인 정신의 영역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과한 자의식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접근법이 뭘까
그걸 개발할 수 있는 훈련이 도대체 뭘까.
알아내고 싶다. 알아내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다.
더 나아가 내가 알아낸 것을 공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