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뭐 하나라도] 걷다 보면

2023.9.24.(일)

by 김지훈

날씨가 선선해지니 산책을 자주 가게 된다. 운동도 하고 남은 주말을 조금이라도 기분 좋게 보내는데 산책이 꽤나 도움이 된다. 목적지를 정해 놓고 걷는 것도 좋고,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는 것도 좋다.


차를 사고 나선 운전하는 일이 많아 걷는 걸 소홀히 해 체력도 좀 떨어지는 것 같고 찌뿌둥해서 자주 걸으려고 하는데 오래간만에 걸어서 그런지 걷다 보니 보이는 것들이 많다.


나와 같이 밤 산책을 나온 사람들, 주말에도 학원을 갔다 왔는지 늦게 귀가하는 아이들, 술에 취해 비틀 거리는 아저씨, 오래간만에 친구들을 만나셨는지 웃고 떠뜨는 아주머니들까지


차 안에선 보고 듣기 어려웠는데 걷다 보면 이리도 잘 보인다는 게 새삼 느껴졌다. 그렇게 걷고 또 걷다가 전에 들렸던 빵집 앞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빵집의 통유리창 너머로 네가 좋아하는 빵들이 보였고,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오늘도 네 생각에 빵을 한 아름 샀다.


그렇게 빵봉투 들고 너를 만나 건네주면 너는 밝게 웃어 보이며 내게 고마움을 전하니까, 나는 그 미소가 좋아 네게 빵을 건네나 보다. 그래서 내가 더 걷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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