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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nugeun Apr 02. 2022

IWC 빅 파일럿

IW500401

 


제원

모델명: IW5004-01

구동방식: 오토매틱

케이스 지름: 46.2mm

케이스 두께: 15.8mm

러그 너비: 22mm

러그 투 러그: 56mm

방수: 60m

파워리저브: 7일(168시간)

기능: 시, 분, 초, 일자, 파워리저브 표시, (손목 방패)

 

세 번째 IWC

첫 번째 - IW356501, 두 번째 - IW377709, 세 번째 - IW500401

 

 작년 2월에 중고로 구매해서 어느덧 1년 하고 한 달이 지나갔다. 이름처럼 크다. 그리고 상당히 무겁다. 보통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는 시계들은 몇 개월 반짝 이뻐 보이다가 어느 순간 손목이 시큰거리는 것을 느끼며 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직 정이 붙어있다. 이제껏 4계절을 모두 버틴 건 오메가 뀨 PO와 지금 이 빅 파일럿 정도가 전부인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사실 COVID-19 사태 덕분에 밖에 나갈 일이 많지 않았다. 덕분에 손목이 아플 정도로 긴 시간 차고 다닌 날이 많지 않아서 오래 버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헤리티지가 서려있는 디자인

 물론 비단 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그랬던 것만은 아니다. 헤리티지가 녹아 있는 멋진 디자인도 오래 곁에 두는 데 크게 한 몫했다. 

역사에 길이 남은 전쟁의 소산물 앞에서

 빅 파일럿은 B-Uhr 파일럿 시계(참고)의 디자인 원형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B-Uhr 파일럿 시계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모델이라고는 할 수 있다. 같은 회사의 마크 시리즈와 함께 여러 회사에서 만들어 내는 수많은 파일럿 시계 중에서 가장 유명한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비록 내가 파일럿이 아니라서 전투기가 아니라 주로 승용차를 몰고 다니긴 하지만.

 

 뛰어난 시인성과 적당한 오차

 우선 시인성이 좋다. 검은 다이얼에 흰 숫자 인덱스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어서 슬쩍 보기만 해도 지금 몇 시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사람이 없어 좋았던 동해 고성 쪽의 어느 해변
편의점 뷰가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었던 CU 남해 평산점

 오차도 괜찮았다. 적당히 기억을 더듬어 평균을 내보니 두세 달에 한 번 정도 휴대폰 시계에 맞춰 3~4분 정도 오차를 조정해 준 것 같다. 이 정도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줄질 놀이

 스트랩도 이것저것 잘 어울렸다. 다이얼은 크지만 러그는 22mm로 좁은 편인데 다행히 비율이 나쁘지 않았다. 22mm 사이즈는 여러 스트랩 브랜드에서 다양한 스트랩을 출시하는 사이즈이기 때문에 스트랩 선택의 폭도 넓었다.  

 

검정 엘리게이터 스트랩

 가장 잘 어울렸던 스트랩은 제치 검정 엘리게이터 스트랩이었다. 스트랩 양 끝에 박힌 두 개의 징과 엘리게이터 특유의 무늬가 파일럿 시계 본연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었다. 


브라운 엘리게이터

 중고로 구매할 때 판매자가 하나 더 챙겨주었던 사제 브라운 엘리게이터 스트랩도 잘 어울렸다. 검정 엘리게이터 스트랩과 비교해 볼 때 시계를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로 만들어 줬다. 

용두가 커서 시계를 차고 손을 꺾으면 손등에 용두 무늬가 남는다.


캔버스와 러버 스트랩

 캔버스 스트랩과 러버 스트랩도 잘 어울렸다. 

캔버스 스트랩
민무늬 러버 스트랩
물결무늬 러버 스트랩

 러버 스트랩 덕분에 바닷가로 여행 갈 때 혹시나 시계 줄이 땀이나 물에 상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남해 여행


봄을 맞아 피어나는 오버홀 걱정

 작년 2월에 만나 사계절을 모두 보내고 다시 함께 봄을 맞았다.

봄의 문턱에서 다녀왔던 집 근처 아울렛 나들이

 그리고 걱정이 찾아왔다. 아직 오차에 큰 변화는 없지만 마지막 점검을 받은 지 어언 5년이 지난 시계라서 한 번씩 문득 신경이 쓰인다. 최근에는 시계 제작 기술이 발전해서 꼭 5년마다 오버홀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이 시계는 최근 시계가 아니라서 곧 오버홀 시기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정식 서비스 센터를 선호해서 오버홀을 받는다면 정식 서비스 센터로 갈 생각인데 아래와 같이 비용이 만만찮다. 


 무려 5천 원 부족한 100만 원이다. 아직 괜찮아 보이니 그냥 여름 전에 방수 점검이나 한 번 받아볼까, 하고 방수 점검 견적을 받아봤는데 그것도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거의 20만 원이다. 이 정도면 그냥 맘 놓고 수영해도 되는 방수 디지털시계를 매년 새것으로 사서 물놀이 갈 때 하나씩 차고 가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마음에 들어 찜해 놓은 아래와 같은 시계로.

DOLPHIN 돌핀 스포츠 시계 MRP567-13B - https://smartstore.naver.com/nawatch/products/691701154


내년에도 차고 있으려나

 크기만큼이나 유지 비용도 부담스러운 시계지만, 아직 팔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시계를 사고파는 것도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라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내년 이맘때쯤에는 빅 파일럿 2년 사용기를 쓰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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