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한번]
내 인생에도
신이 잠시 머물다 간 시간이 있었을까
아마도
햇빛이 장독대 뚜껑 위에 내려앉던 오후였을지도
혹은
바람이 내 이름을 부르며 골목 끝을 돌아오던 순간이었을지도
그때 나는
그저 빨래를 걷고 있었거나
아니면
마른 고추를 뒤집고 있었을 지도
만약
지금이라도 신이 머무는 시간이 다시 온다면
아무 말없이
내 안의 의자를 내어줄 것이다
신이 앉아 가만히
나를 바라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