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창틀이 들썩였다.
창밖 나무는 고개를 흔들고
빗줄기는 제 감정을 참지 못한 듯 지붕을 두드렸다.
바람이 세차게 지나간 다음 날엔
무언가 하나쯤은 제자리에서 어긋나 있다.
화분이 쓰러져 있거나, 마음이 기울어 있거나.
나는 자주 흔들렸다.
말 한마디에, 눈빛 하나에
계절보다 더 빨리 식어버린 어떤 마음에.
때론 내가 만든 문장에조차
나를 놓치기도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흔들림은 곧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고요한 호수처럼 아무 일도 없는 척하며
속으로만 썩어가던 날들보다
잠 못 이루고 뒤척이던 밤들이
더 나를 사람답게 만들어주었다.
살아내는 일은
무너지지 않는 게 아니라
무너진 뒤에도
여전히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다.
나는 흔들렸다.
그러나 부러지지 않았다.
부서지는 마음으로도 꽃을 보고
부은 눈으로도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 모든 순간이 쌓여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지금도
어딘가 약간은 비틀린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지만
그조차 괜찮다.
나는 오늘도
내가 살아내고 있는 중이라는 걸
이 흔들림이
조용히 말해주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