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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Feb 13. 2021

너(2)

산길 무심히 피었는 꽃송이 곁에서

한참을 멈추었다, 떠난다


바람결에 겨우 듣기는 향내 폭폭 눌러 담고

긴 모가지 톡 끊어 침실 화병에 옮겨 담고 싶은 마음

푹푹 누르고는

보드라운 꽃잎 닿을 듯 말 듯 스쳐 돌아서니

창백한

비명소리


거두어 가시라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거두어 가시라


따사로운 눈빛도

주저하는 마음도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모두 다 거두어 가시라


그리하여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오도 가도 못하는 그의 곁에

그리움과 미련 맴돌게 놓아두고

나는 발걸음만 재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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