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m asatoma Apr 5. 2021
이사를 앞두고 있어요.
직장.. 이동이 있었어요.
주말부부 생활이 끝났어요.
직장 외에는 급작스럽게 일어난 변화들이에요.
사십 대의 생활은 생각보다 만족스럽고
특히 일적으로 뭔가.. 빛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 일을 좋아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한편으로 일중독인 사람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는, 일은 제가 의도하는 대로, 열심히 하는 만큼,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니까 자꾸만 시간과 노력을 쏟게 되고, 주말보다 출근하는 날이 더 좋고, 퇴근하는 시간보다 출근하는 시간이 더 행복해요.
그 외의 분야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매일을 여행 가듯이, 출근하고 있어요.
출근길에 공동묘지를 지나요.
엄청 크게 조성되어 있어서 멀리서도 분명하게 보이는 큰 산을 뒤덮은 공동묘지.
이 세계와 저 세계를 오가듯 출퇴근을 해요.
핸드백 속과 자동차 트렁크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 있어요.
어질러진 채로 있는 걸 보는 게 어딘가 마음이 편해요.
내 속을 보는 것 같기도 하구요.
누구한테는 꼭 한 명한테는 보이고 싶은 속이기도 하고요.
그 누구를 아직 만나지 못하기는 했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만나고 싶어요.
사실은 내 속이 이렇다고.
일적으로는 많이 안정되고 있고,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해요.
개인적으로는 그럭저럭 지내기는 하지만
방금처럼 눈물이 주루룩 흐르기도 하고 그래요.
너무 휙휙 정신없이 지나고 있기도 해서
누가 손 한 번 잡아주면 좋겠어요.
어질어질하거든요.
진해에는 벚꽃이 일찍 피고 일찍 졌어요.
만개에 환호할 시간도 없었고
이미 져버린 것을 아쉬워할 시간도 없었어요.
그러니 브런치에 글도 남기지 못한 것이겠지요.
좋아요. 좋았어요. 괜찮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있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