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현대미술관 관람 후기
그 남자는 만나지 않았어도 되었다 싶은.
by Om asatoma Apr 18. 2024
능수능란한 관종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 전술적 실천
나의 집이었던 곳
그 남자는 만나지 않았었도 되었다, 싶은 사람이
다행히 내 인생에는 한 명도 있지 않은데
오늘의 부산현대미술관 전시가 그러함.
이렇게 억지스러운 전시가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난해함이 아니라
조악함.
난잡함.
주제를 정한 후에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처럼
주제에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
강요.
의도된 대로 감상해 주기를 바라는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있어서 불편함.
도슨트는 보이스코칭이 필요해 보임.
본인의 도슨트 행위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작품에 집중하여 안내하시기를.
때로 어려운 책을 마주할 때
나에게 이 책을 읽어낼 역량이 없나 생각할 때 있지만
때로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작가가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책의 구성이 산만하거나 등등의 문제로
책 자체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들을 보아왔는데
대학 졸업작품전이나 졸업발표회 같은 습작의 느낌.
공항 다녀오는 길에 들렀기에 망정이지
따로 시간을 내어왔다면
무척 후회했을.
이기주 씨의 언어의 온도 이후로
이렇게 무참한 감상평을 오랜만에 남기는데..
첫째는 내가 예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고
둘째는 한참 어린 작가들도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나는 무엇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투일 것이고
셋째는 아마도 오늘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왜인지 화가 잔뜩 올라오는 날이어서. 그날이기도 하고. 미세먼지가 매우 나쁘기도하고. 을숙도의 푸름을 볼 수 없어서이기도 하고.
평소 잘 먹지 않는 달콤한 커피를 마시며 잊기로.
(커피숍 좌석마저 매우 불친절함)
그나마 마음에 드는 하나의 샷.
근데 왜 이렇게 이뻐요?
손 한번 잡아봐도 돼요?
글 발행 후.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작품 감상을 할 때부터
뭔가 불만과 화가 함께 올라오고 있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하루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메모를 하기는 했지만
발행버튼을 누르자니 부끄러움이 일었다.
오늘은 무엇을 하든 감정의 동요가 컸을 것이다,
아침에 들은 그 말이 무척 이질적으로 느껴졌기때문이다.
너가 있어서 좋다는.
집으로 오는 길에
이매진 드래곤스의 Birds를 들었고,
집에와 옷을 벗고 속옷 바람으로 몇 년만에 타로를 펼쳤더니
Thunderbolt가 나왔고,
웃었다.
그러나 고요를 찾을 것이며
다행히 내던져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누구의 손이라도 잡을 것이며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 것이다,
가능한 대화를 줄이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 하나를 더 읽으니
Going with the flow
당장의 화가 아닌
더 큰 흐름을 보기로.
흘러가는 방향을 보기로.
결국은 그 바다로 나아갈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