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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 asatoma Aug 16. 2024

무제

사랑에 실패하고 새로운 사람 만나지 못하는 겁에 질린 여자처럼

백지에 문장을 하나도 쓰지 못하겠습니다

엉터리인 줄 어렴풋이 아는 것과

선명하게 아는 것의 차이가

이렇게 클 것이라고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모르는 채 함부로 쓰던 때가 좋았습니다


글이 엉터리이고 낭송이 엉터리인 것의 모든 근원은

삶이 엉터리인 것에 있었습니다

그것도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습니다


모든 일들에서 멈춰 서게 되는 지점이 동일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무척이나 안타깝습니다

그것을 운명 또는 숙명이라고 하겠지요


그렇게 멈춰서 돌부리만 걷어차고 있습니다

언제나 멈추던 곳에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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