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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 asatoma Nov 18. 2024

기다림

여기가 어디냐면, 김해 들판의 한가운데

바다에 윤슬이 있듯이 평야에도 한낮 햇빛이 내려앉은  곳곳마다 빛들이 춤을 춰 빛과 바람의 은혜를 입는 그 가운데 있으면 나도 좀 흔들릴 수 있을까 하고 바람은 저렇게 많은 걸 흔들고 다녀 꽃잎과 연두 잎으로부터 빈 가지에까지 흔들지 못할 게 없지 바람의 한가운데 서는 게 좋아 대문 앞에서 내 이름 부르는 친구 같잖아


갑자기 니가 궁금해졌어 이제 서야 말이야 어떤 아이인가 이젠 아이라고 할 수는 없겠네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태어났는지도 너를 살게 하는 힘은 무언지 너를 따라다니는 단어나 문장은 무언지 좀 늦었나 사실은 나를 말하고 싶었는데 니가 궁금해졌어 이젠 그럴 때도 되지 않았나 싶어 어떤 의미의 마무리를 봐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힘에 조금 부칠 때가 되지 않았니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아마 너도 지금 듣고 싶지 않을까


잘 살아왔어, 수고했다, 앞으로 흘러가는 모든 것들을 옆에서 봐줄게.


사실 우리 잘 모르잖아 아는 것처럼 시간이 흘렀어도 모르잖아 어떻게 해서 내가 너를 때로 생각하는지 네가 알려주는 노래만 듣는지 또 그 노래들은 언제나 그 순간순간 나에게 꼭 필요한 노래들인지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도 궁금해 그랬더니 네가 궁금해졌어 우리가 참 모르는구나 하고 말이야


3호선 버터플라이_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은  너무 오래 들었어 어쩜 홍이삭의 기다림,을 주니 주말에 근처 슈퍼마켓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려다가 들었어 그리고..  그랬어


껴안을 때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꿈을 꾸게 해 주었어 국민학교 6학년 때 짝지 김태환 굉장히 착하고 젊잖은 친구였는데 국민학교 졸업 이후로 그 이름을 처음 말해본다  그리고 이 들판 한가운데 차를 멈추게 해 주었지 넌 어떠니 살만해?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거기 그렇게 있지 말지 마찬가지일 거면서 급할 것도 없지만 더 미룰 것도 없잖아 나는 지금이라고 생각해 나는 지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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