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내추럴 스위스 워터
봄을 이길 수 없어서
낮에 막걸리를 했다
봄볕
봄비
봄바람
봄밤
어느 것 하나 이길 수가 없다
내가 이기지 못하는 것 봄 밖에 없었는데
이 봄에 하나가 더 생겼다
..
낮술이 주는 묘함이 있다
취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밤시간 말고
모두가 깨어 있는 낮에 홀로 취해 있는 기분
늦은 오후의 일상을 위해
커피를 하기로 했다
아침시간의 카페인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 디카페인으로 선택.
첫인상이라는 게 사람 사이에서도 중요하지만,
센터커피를 처음 마셨을 때의 근사함이 계속 남아있어서
어떤 종류의 원두이든 기대하게 만든다
예가체프.. 숙취 해소용으로는 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스위스 워터.. 어떤 방식으로 가공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기 궁둥이 같은 맛.
생두, 풋콩의 비린내가 느껴지는.
세상으로 나오기 전의 아기 같은, 아가의 순수한 눈빛 같은 맛.
의외의 맛에 숙취가 가시고 정신이 번뜩 드니
목적을 달성한 것인가.
매달림.
아가가 엄마 목을 끌어안고 등뒤에 숨어 있는 것 같은.
당신 아니면 안 된다는.
당신 없으면 안 된다는.
센터커피 디카페인 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내추럴 스위스 워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