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虐의 스펙트럼이 실재하는지 모르겠다
사랑노래를 사랑과 이별에 관한 노래를 공부하는 동안, 오랫동안 듣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들었던, 스스로 허용했던 노래가 장필순의 노래였다.
순전히 보이스 칼라 때문이다.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노래방이라는 문화가 생긴 이래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러본 일이 거의 없는데
기억에 남아있는 한 유일하게 부른 노래가
제비꽃.
여자가수의 노래 중에서는 가장 많이 들은 노래다.
그 정도의 호흡과 그 정도의 볼륨과 그 정도의 감정선은 수용할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5년 5월 2일로 Good Bye를 告함.
노화라고 해야 할까, 나이 듦으로 인한 음정의 불안정과 보이스 칼라가 예전 같지 않음은 충분히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겠는데,
음... 무성의함.
애정이 담기지 않음.
사람들의 환대가 무색하게......
마치 원하지 않는 자리에서 노래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말 애정하는 공간이고,
야간의 고택이 주는 특별함이 있는 곳이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었기에,
실망이 크게 닿지는 않았다
그녀의 노래가 아니었어도
분명히 특별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다만, 그렇게 그녀와 Good Bye.
그녀의 노래와 함께 했던 나의 과거와도 Good Bye.
그 이별이 아쉽지 않아서 놀라웠고,
마치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기꺼운 마음으로 이별을 고하는 것이 놀라웠다.
어쩌면 나도 그만두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시작을 원했는지 모르겠다.
차마 스스로는 버릴 수 없는 것들이
그렇게 마무리되어 다행이다.
이러한 시작점에 그가 있다.
절대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문을 열어준 이
문밖에 펼쳐진 세상을 보여준 이
두려움에 고개 돌리지 않도록 안심시켜 준 이
출발선 앞으로 걸음, 걸음..
다가갈수록..
나는 어떻게든 해낼 텐데
그는 도착점에 가서 기다려야 한다
..
후두둑.. 후두둑.....
내가 할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달리는 것, 순조롭게 출발하는 것,
주저하며 오도카니 서 있지 않고
힘차게 걸음을 딛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만큼 보여주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며
동시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일 것이다.
어제의 그녀와는 Good Bye,
..
stay with me forever... please..
... please..
... pl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