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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y and the Beast Dec 25. 2021

K-FOOD Series #1 치킨의 추억

세월이 많이 지나도 어제 일처럼 선명한 기억, 누구에게나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고 설레었던


그 시절 기억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나에게도 그런 기억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아버지의 퇴근을 간절하게 기다렸던 기억이다.


아버지는 매 월초만 되면 내가 꼭 읽고 싶어 했던 어린이 잡지  "소년 중앙"과 "어깨동무" 그리고  치킨을 퇴근길 양손에 들고 귀가하셨다.

◆소년중앙 3월호 (86년)

아버지가 다니시던 새벽반 영어학원이 위치한 집 근처 상가 1층에는 "림스 치킨"이라는 3개의 작은 테이블만 있었던 소규모 치킨집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치킨집에 배달 문화 개념이 없어서 아버지가 퇴근길에 치킨을 사 오셔서 온 가족이 함께 즐겨 먹거나 아니면 주말에 직접 방문해 외식을 했던 기억이 있다.


아버지가 퇴근길에 치킨을 사 오시는 날에는  나와 동생은 벽에 걸린 시계를 간절하게 쳐다보며 아버지의 퇴근을 간절히 기다렸었다. 당시 나는 돌도 씹어먹을 만큼 엄청난 소화력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치킨 한두 마리 정도쯤  소화시키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아버지가 사 오신  소년중앙, 어깨동무 등의 잡지를 읽으며 한 손에는 노릇노릇하게 잘 튀겨진 먹음직스러운 치킨을 얌얌 뜯었던 그 시절 그 기억은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도  "마치 세상을 양손에 거머쥔듯한" 행복 그 자체로 기억이 된다.  

림스 "오리지널 치킨" 출처: 림스 치킨 홈페이지

치킨은 대한민국 온 국민이 국가대항전 축구, 야구 및 프로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즐겨 먹는 최고의 먹거리 및 소울푸드 중 하나이며 무더운 여름날 치킨에 시원한 500cc 생맥주의 첫 잔(일명 "치맥") 은 무더위를 가시게 하는 최고의 별미 중 하나이다.


2013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 전지현의 "첫눈이 오는 날에는 치킨에 맥주 한 잔이 생각난다"라는 그 대사 한마디는  당시 중국 대륙을 휩쓸던 조류독감에도 불구하고 13억 중국 대륙을 한국식 치킨의 마니아로 만들었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상속자"의 성공과 더불어  "한류"가 중국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시기였는데  한국 식당과 커피숍 등이 밀집한 상하이(上海) 홍췐루(虹泉路)에서는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식으로 직접 일일 체험을 하고자  한국 스타일 커피숍에서 모닝커피를 마시고  점심은 한식당에서 식사, 저녁은 한국식 치킨과 한국 맥주 일명  "치맥"으로 직접 한류 체험을 즐기던 시기였고 홍췐루(虹泉路)에 위치한  한국식 커피숍, 한식당, 마트 등은 몰려드는 중국 현지인 인파로  아침 일찍부터 도로 옆까지 긴 줄로 장사진을 치렀던 시기였다.

치킨에 시원한 생맥주 출처 : 별에서 온 그대 SBS 방송 화면 캡처                                           

한국식 치킨 일명 (Korean Style Chicken : Short Term  K-Chicken)은 2021년 현재

북미에서도 현지인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캐나다의 양대 도시 밴쿠버, 토론토는 중국인 비율이 다른 북미 도시보다도 더 높은 도시이기 때문에 한국식 치맥이 더 인기인 것 같다.


북미에 있는 한국식 치킨(K-Chicken) 식당을 방문하면 현지에 있는 중국인들을 포함 로컬 (Local) 손님들이 1/2 이상이다.


라떼는 (??)으로  이야기하면 꼰0라지만 ㅎㅎ


이제 북미에 있는 한국 식당은 예전처럼 한국에서 온 깃발 관광객들이나 주재원, 유학생이 손님의 95프로 이상을 차지하는 풍경은 보기 힘들다.

※미국 미시건 (Michigan)에서 인기 있는 한국식 스타일 (현지 로컬 브랜드)의 대문 사진 : 출처 구글 & From 사촌동생 who lives  in Michigan

요즘은 예전처럼 프라이드 또는 양념치킨이나 튀긴 음식을 즐겨하지는 않지만 그 예전 아버지가 한 손에 치킨 기름으로 바랜 흰 봉투와 다른 한 손에는 소년중앙 어깨동무를 들고 아파트 초인종을 눌렀던 그 설레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선명한 기억 안에는  "조제 약봉지" 모양에 딱지처럼 포장된 얇은 종이 안에  소금(후추와 섞임)과 달콤한 무우 한 세트도 기억 안에 포장되어 있다.


글을 쓰다 보니 당신이 퇴근길에 사 온 치킨을 맛있게 먹는 자식들의 모습을 보며  당신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셨을 아버지가 생각난다.


아버지 비록 제가 시차나 거리상으로 많이 떨어져 있어 제가 표현은 많이 못 하지만


항상 많이 보고 싶고 감사하고 많이 사랑합니다.


앞으로 제가 더욱더 잘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P.S 다음에는  K-Food 시리즈 2탄 떡볶이의 추억 3탄 북미 중국인들이 조아라 한다는 한국식 두부, 순두부의 추억에 대해서도 써봐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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