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잔치 이후, 우리가 남긴 것...
운곡
-feat. 우리는 떠나는 사람이 아닌 남기고 가는 자-
1. 살아서 맞이한 그날
상상해 본다.
만약 내가 ‘살아서 여는 장례식’에 함께했다면,
그날의 풍경은 어떤 색으로 물들었을까.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선율이
은은히 공간을 채우고,
오랜만에 마주한 친구들의 손이 서로를 따뜻하게 맞잡는다.
“수고했어, 참 잘 살아왔구나.”
그 말에 담긴 잔잔한 미소가 분위기를 부드럽게 감싸고,
눈가에 살짝 맺힌 물기를 훔치며,
“아직 우리 살아 있는데, 너무 서럽지 말자”는
웃음 섞인 농담이 오가는
그 자리엔 아픈 이별의 그림자가 아니라
‘반가움'과 '고마움’이 교차하는 우정의 무대가 될 것이다...
2. 떠나는 사람과 남는 자
죽음은 떠나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남아 있을 사람들의 못다 쓴 이야기다.
떠난 빈자리는
남겨진 이들의 마음에 아쉬움과 미련을 주고
그 미련은 삶 속에 문득 스치는 그리움으로
남은 이야기들을 완성 해나가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믿는다.
살아 있을 때,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고마웠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챙겨야 할 가장 고귀한 선물임을....
3.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남기는 것은
재산도, 화려한 업적도 아니다.
그저 같이 웃고 울었던 소소한 추억들
쓸쓸한 겨울밤 소주 한 잔에 주고받던 인생사..
가끔 넘기 어려운 고빗길에서 내밀어 준 손
그런 것들이 남은 사람들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4. 그날 이후의 길
살아서 여는 장례식은
죽음을 준비하는 의례가 아니다.
오히려, 남은 날들을 더 잘 살아내자는
서로에 대한 약속이 아닐까..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
서로를 따뜻하게 안고,
함께 가는 길 위에
삶은 더 숙연해질 것이다
그날 이후,
만남은 더 잦아질 수도 있고,
여전히 드문드문 스쳐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날의 감동은 되살아 날 것이다.
글을 마치며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을 더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이다.
그 이유 앞에서,
우리는 ‘떠나는 자’가 아닌
‘남기고 가는 자가 되는 것이다.
운곡
배경음악 은 이여닐 작가님께서 추천해 주셨습니다.-
"피에트로 마스카니(Pietro Mascagni)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Cavalleria Rusticana) https://youtu.be/9Rt7EAmZ62c?si=-iCGu6hG0YVgrnqF
-배경음악 은 이여닐 이웃님께서 추천해 주셨습니다.-
"피에트로 마스카니(Pietro Mascagni)의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 (Cavalleria Rusticana) https://youtu.be/9Rt7EAmZ62c?si=-iCGu6hG0YVgrnqF
운곡 김정익
긴 세월의 내공을 껴안고, 삶의 무늬를 또 다른 언어로 그려 내려고 고민합니다. 가슴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던 지나온 날들의 바람 소리, 잊히지 않는 얼굴들, 그리고 아직도 풀리지 않은 질문들을 물결로 엮어 실개천에 조용히 흘려보내고 싶습니다.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한 줄한 줄의 문장들이 바람처럼 스치고, 별빛처럼 가슴 깊은 곳에 내려앉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