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예찬(禮讚)

가을의 고독은 떠날 때를 아는 지혜

by 운곡


雲谷

-가을의 고독은 떠날 때를 아는 지혜


스모스가 가을바람에 몸을 맡길 때,

나는 걸음을 멈춘다.

그 작은 속삭임

가을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을 잠자리 높이 날 때

익은 열매가지를 떠나며

빈 공간으로 풍요가 스민다


사한 봄이 요란하다면

가을은 고요히 다가온다.

누가 부르지 않아도,

언제나 저만치 앞서간다.


가신 가을 햇살이 힘을 잃으면

처음으로 돌아간다.

그 단순함 속으로 생명이 깃든다.


을의 고독은

떠날 때를 아는 지혜이며,

생명을 품어낸 후 찾아오는

완성의 순간이자,

‘깊어짐’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산 넘어

바람에 실려온 겨울이

가을을 부르면

가을은 그렇게

미련 없이 우리 곁을 떠난다.


을이여!

너는 시인들의 삶이자, 철학자들의 고뇌

너의 바람이 스쳐 지날 때

너의 아름다움은

내 안에서 시(詩 )가 된다.


雲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