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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김도연 Oct 18. 2021

베트남 해저 케이블은 왜 자주 끊길까?

WWC (World Wide Cloud)

사실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하면 구름 위에 컴퓨팅 즉, 가상의 서버, 스토리지, 인터넷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 인터넷망은 대륙과 대륙을 잇는 해저 광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인터넷 전송의 9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베트남에도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화상 회의 등이 일상화되고 인터넷 트래픽 증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베트남 내의 인터넷 장애와 속도 저하 문제는 아직 해결책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인터넷 속도는 일정치 않고, 속도 장애가 나면 마땅히 해결 방안도 없습니다. 하노이 중심 아파트에 사는 필자는 요즘 클라우드 관련 업무를 주로 집에서 하지만, 장애가 나면 아파트 단지 전체, 하노이 구 전체가 동시 다발적으로 장애가 발생합니다. 인터넷 ISP 콜센터에 항의를 해봐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선 언어적인 장애가 있으니 말이 안 통하고) 해저 케이블이 끊겼다는 상담원의 말과 언제까지 복구될지는 알 수 없다고 하지만 다달이 인터넷 사용료만 지불하게 됩니다. 


참고로 베트남 인터넷 서비스는 선불로 3개월, 6개월을 미리 선납하지만, SLA (Service Level Agreement) 즉, 품질에 대한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다행히 오늘 2021년 5월 30일 오후 6시 기준으로는 하노이 (My Dinh 지역)에서 FPT Internet 속도는 아래와 같이 만족할 정도로 나왔습니다. 


유선 PC(왼쪽), 무선 Smart Phone WiFi (오른쪽) (tested by fast.com)


여기서 우리가 베트남에서 흔히 듣는 상어가 해저 케이블을 갉아먹어서 끊겼다는 말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요? 그전에 베트남과 주변 동남아 지역의 해저 케이블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베트남은 아래 그림과 같이 3개의 해저 케이블 AAG, IA, APG가 동시에 지나갑니다. 이 케이블들은 특정 회사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게 아닌 전 세계 인터넷 공동망을 구축하기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각국의 사업자들은 이에 사용비와 유지 보수 비용을 일부 지불 투자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을 관통하는 해저 광  케이블망(출처: 모이자 뉴스)


* AAG (Asian-America Gateway)

2009년 구축이 완료되었으며 동남아와 미국 대륙까지 이어지는 가장 오래된 해저 광케이블 라인입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브루나이, 홍콩, 필리핀을 거치 미국의 괌, 캘리포니아까지 도달하는 거대망입니다. 필자가 2013년 베트남(하노이)에 처음 온 이래로 인터넷 장애 (FPT, Viettel, VNPT)는 매우 빈번하게 있었고, 당시에 AAG 망을 통해 베트남과 해외 인터넷 서비스가 연결되었습니다. 

AAG 주요 경로(출처: internetcapquang)


* IA (Infra Asia)

2009년 구축되었으며 베트남과 유럽, 북미, 남미까지 연결된 해저 케이블입니다. 최근 2021년 1월 베트남에서 장애가 났으며 2021년 2월 중순경 복구가 완료되었습니다. 

IA 주요 경로(출처: VNPT)


* APG (Asia Pacific Gateway)

가장 최근 2016년에 구축된 아시아 주요 국가 간의 연결 해저 케이블입니다.

베트남, 홍콩, 일본을 잇는 해저케이블이이며 비교적 안정적인 케이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사업자 Viettel, FPT, VNPT, CMC Telecom이 APG 케이블에 투자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의 활용도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APG 역시 2021년 1월 장애가 발생하였고 APG를 통한 해외 서비스 넷플릭스, 페이스북 사이트의 접속이 불안정, 불가능하였습니다. 

APG 주요 경로(출처: VNPT)

이제 베트남에서 해저 케이블이 끊기는 건 놀랍지가 않습니다. 일상이 된지 오래일 뿐입니다. 

그럼 그 원인은 상어일까요? 아니면 사고일까요? 


베트남 통신 사업자 FPT에서는 태풍, 선박과의 충돌, 지진 등이라고 합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 사이의 바다는 화물선, 고기 잡이 어선으로 항상 붐비며 케이블이 닻에 채이고 끌리는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다의 해적이 케이블과 중계기 장비를 팔기 위해 임의로 케이블을 손상하는 경우도 있고 어디까지 소문이지만 중국이 남중국해 근처 해상 훈련을 하면서 혹은 임의로 베트남, 필리핀, 대만을 잇는 라인을 끊는다는 소문이 있지만 확인을 할 수 없습니다.

어선의 닻, 태풍도 케이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상어들이 케이블을 공격한다는 말은 좀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상어들이 광케이블의 자기장에서 나오는 신호를 다른 먹잇감 물고기들이 보내는 신호로 착각하고 아래 그림과 같이 케이블을 물어뜯는 경우가 있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그림에서 처럼 상어가 접근은 가능하지만 상어 이빨로 뜯을 수 있을 정도 약한 케이블은 아닙니다. 

해저 케이블에 접근하는 상어(출처: GFYCAT)

이이 대해 국제 케이블 보호 위원회(ICPC) 측은 “해저 광케이블이 손상되는 원인 중 70%가량은 보트나 낚시 그물”이라면서 “상어가 광케이블의 자기장을 혼동해 이를 공격한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럼 케이블이 끊기면 복구하는 데에는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걸까요? 

이는 케이블 복원작업이 워낙 힘들고 복잡하고, 각국에 공공재의 이 케이블 복원 작업은 행정적으로도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는 베트남 특성상 어쩔 수 없습니다. 


일단 케이블에 문제가 생기면 보통 인터넷 사업자가 고장 난 부분을 파악하고 시스템 수리 전문 외주사에 연락합니다. 그리고 외주사는 교환용 케이블을 준비하고 수리 날짜를 예약합니다. 각 단계는 보통 하루가 걸립니다. 


고장 난 케이블이 어느 국가에 근접한지에 따라 수리 선박 및 케이블 운영자는 해당 정부에 출입을 요청합니다. 허가를 받는데 보통 1주일 정도 걸리고, 사고 지점에 도달하는 데는 3일에서 4일 정도 걸립니다. 


수리는 잠수부와 잠수정 로봇이 함께 합니다. 잠수부는 파손된 부분을 정리하고, 잠수정 로봇은 파손된 두 끝을 잡고 수면 위로 끌어올립니다. 이는 용접을 위해서입니다. 이 작업은 보통 3일에서 4일이 걸립니다. 작업이 완료되면 잠수정 로봇은 케이블을 원위치에 묻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대략 3주에서 한 달이 소요됩니다. 파손된 정도와 기상 조건 등에 따라 기간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입니다. 

케이블 복원 작업은 사람이 직접 혹은 로봇을 이용(출처: VOVWORLD)


베트남 인터넷이 느려지는 건 데이터 센터의 쥐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지금으로부터 7~8년 전 이야기라 지금은 … 다른 얘기일 수 있습니다… 필자가 베트남 V방송국에서 프로젝트할 당시 데이터 센터에 쥐가 랜선을 갉아먹어 IPTV 서비스가 장애가 난 경우가 몇 번 있었고, CEO의 지시로 쥐약을 곳곳에 비치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CNN에서도 비버 beaver가 지상의 케이블 라인의 갉아먹는 경우가 방송되었습니다.) 


인재인지, 동물에 의한 재해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문제는 백업 케이블 라인을 얼마나 잘 활용하냐, 다른 케이블로의 우회, 케이블의 내구성 강화가 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ISP사업자의 SLA 개선도 시급합니다. 


현재는 케이블의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케이블들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구글의 해저 케이블에는 kevlar (케블라)라고 하는 방탄제에 사용하는 섬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LS 케이블 역시 전 세계에 내구성 있는 해저 광케이블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해저 케이블 구축을 주도하는 회사 중 최근 Google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구글은 해저 케이블 전문 회사인 SubCom과 제휴를 하고 있는데 SubCom은 1955년부터 사업을 시작하여 200개 이상의 해상 케이블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하였습니다. Google과 SubCom은 최근 Grace Hopper cable 작업을 진행 중이며 전 세계 해저 광케이블을 연결할 프로젝트를 2022년 완성할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히 구글의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공공재 투자라는 의미도 있지만 향후 클라우드 세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GCP (Google Cloud Platform)의 전략도 숨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임) 


https://www.techspot.com/news/86159-google-new-undersea-cable-connect-us-spain-uk.html


결론적으로 단순 상어만의 문제가 아닌, 최근 폭발적 인터넷 사용량 증가, 10년 이상 된 케이블의 노후화, 관리 부족, 선박 들의 잦은 왕래,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 기온 및 태풍 그리고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 목적으로 케이블이 훼손되지 않나 추측해 봅니다.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최근 베트남의 코로나 급증으로 인해 인터넷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고, 사회의 전반적인 IT 인프라가 클라우드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도 2020년부터 정부 주도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AWS (Amazon Web Service)도 베트남 내에서 클라우드 bandwidth와 latency를 향상시키기 위해 2021년 하반기에 베트남 POP (Point of Presence) 서버를 구축한다고 하니, 최근 베트남에서 폭발적인 e-commerce, video-commerce, OTT 서비스도 크게 성장할 것을 기대합니다.



2023년 2월 이후 베트남 해저 케이블 근황 


베트남 인터넷 장애 문제가 지 속되는 가운데 베트남 정보통신 부는 해저광케이블(현재 5개)을 오는 2025년까지 1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3년 1월 10일 베트남 MIC (정보통신부)와 Viettel등의 통신사들은 인터넷 결함과 관련해 간담회를 가졌다. 

베트남 통신사인 VNPT와 Viettel이 베트남 꾸이년(Quy Nhon)으로 연결되는 ABC 및 SJC 2 케이블 구축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3개의 케이블이 추가된다. 

베트남 Quy Nhon에서 출발하는 SJC2 헤저 케이블 (출처 : NEC)


베트남과 연결된 5개 해저광케이블중 APG(아시아태평양 게이트웨이), AAG(아시아·아메리카 게이트웨이), IA(인트라아시아), AAE-1(아시아·아프리카·유로-1) 등 4개가 결함이 발생해 인터넷 이용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출처: tuoitre)


한편 CMC Telecom의 담당자의 말을 인용하면  2023년 2년 기준 베트남 정부의 지원과 말레이시아 Time.com (CMC Telecom의 투자사)과 컨소시엄으로 베트남 남부 Ca Mau에서 말레이시아까지 해저케이블 (submarine cable),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폴까지는 육상 케이블 (landline)을 베트남과 말레이사, 싱가폴을 거치는 거리상 최단거리 국제망 케이블 공사를 진행 검토중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2023년 2월 아직 계획단계이고 라이센스 신청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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