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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늘보 Mar 28. 2016

그런 날

여행을 떠나자

아직 봄이 산까지 오진 않았다.

집 주변 거리 근처에 그렇게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점점 무채색이던 거리에 색들이 자라난다.


회사에 사람에 무채색이 되어버린 나에게

봄은 아직인가보다.

잔뜩 물먹은 스폰지처럼

그렇게 울듯한 표정으로 걷는다.

누군가 말을 걸면 그 사람에게 그 물을 다 쏟아버릴량으로 그렇게 무작정 걷는다.


그런 날이 오늘이다.

지치고 지쳐서 그렇게 앉아 쉬고픈데

내 마음 헝클어져 쉬이 쉬지 못한다.


그런 날이다.

그런 날엔 다른 곳을 걸어야 한다.

특히 햇볕이 잘 드는 길을 따라

초록이 조금씩 자라나고

분홍이 조금씩 피어나며

아스라한 봄냄새가 나는 그런 길을 걷자.


자연스레 물은 흐르고 흘러

그들의 봄에 힘을 주고

나는 다시 뽀송뽀송해진 마음으로

곱게 물들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난 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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