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자
아직 봄이 산까지 오진 않았다.
집 주변 거리 근처에 그렇게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점점 무채색이던 거리에 색들이 자라난다.
회사에 사람에 무채색이 되어버린 나에게
봄은 아직인가보다.
잔뜩 물먹은 스폰지처럼
그렇게 울듯한 표정으로 걷는다.
누군가 말을 걸면 그 사람에게 그 물을 다 쏟아버릴량으로 그렇게 무작정 걷는다.
그런 날이 오늘이다.
지치고 지쳐서 그렇게 앉아 쉬고픈데
내 마음 헝클어져 쉬이 쉬지 못한다.
그런 날이다.
그런 날엔 다른 곳을 걸어야 한다.
특히 햇볕이 잘 드는 길을 따라
초록이 조금씩 자라나고
분홍이 조금씩 피어나며
아스라한 봄냄새가 나는 그런 길을 걷자.
자연스레 물은 흐르고 흘러
그들의 봄에 힘을 주고
나는 다시 뽀송뽀송해진 마음으로
곱게 물들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난 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