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의 롤러코스터
잠에서 설핏 깨어날 때쯤 항상 드는 생각.
'몇시지? 아.오늘은 뭘 해야하지?'
슬쩍 깨기 시작한 순간부터 머리속은 갑자기 에러난 컴퓨터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아직 눈은 뜨지 못한 채 손을 여기저기 휘져어 폰을 찾고 화면을 켜고 시간을 확인하니
6:58
'회사갈 시간이네'
다시 머리 속은 시간대별 스케쥴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오늘 하루라는 어른용 회사 롤러코스트에 앉기 시작한다.
'아.그래... 어제 의뢰받은 건이랑 누가 전화 왔었고 스케쥴은 뭐였으니깐 오늘은 뭘 하면 되고..'
앞자리부터 익숙한 할 일들이 앉아있다.
그리고 눈을 좀더 크게 떠서야 숫자 위에 적혀진 영문을 본다.
SAT..
아........어제가 금요일이었구나.
요란한 소리를 내며 출발 직전임을 알리던 롤러코스트에 불이 꺼지고 커튼이 드리운다.
꺼진 불 사이 커튼 너머로 타고 있던 승객이 외치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린다.
"이틀만 더 자고 와. 다시 만나자구~"
잠이 슬쩍 깨자마자 긴장했던 온몸이 조금씩 풀어져감을 느낀다.
2016년 2월 13일 오늘.
새로운 해가 시작된지 한달 반이 지나갔다.
올해는 절대 계획에 뒤쳐지지않을거라.
의뢰로 들어오는 일들은 협의해서 교체하는걸로
그렇게 계획에 끌려 가는 일이 없이 내가 앞서가리라.
새해에 다짐하고 또 그래서 즐거웠다.
그러나 세상은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않고
여전히 난 계획이란 쇠사슬에 묶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년초의 그 즐거움은 회 떠진 생선의 남은 신경마냥 떨고 있고 꿈에서처럼 비명은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으며, 달리고 싶은 다리는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다.
올해는 작년과 다르리라 그렇게 생각했건만
여전히 난 작년과 같은 아침을 맞이한다.
언제쯤이면 정상적인 부팅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과연 난 지금 행복한가....를 살포시 꺼내 보지만
바닷물에 적셔져 해초부스러기와 모래가 잔뜩 묻어있다.
크게 숨을 내쉬며 돌 사이를 지나 살짝 쉬었다가는 바닷물에 펼쳐 깨끗하게 씻고서 커다란 흰 돌에 촤악 펼쳐 말린다.
다시 깨끗하게 뽀송뽀송한 느낌으로 즐겁게 대답할 수 있으리...
간절히 해 님이 뜨길 바라며 그렇게 흰 돌에 같이 나도 눕는다.
'아.. 오늘까지 비랬다.'
그래도 내 귀엔 빗소리는 아니들리고
아침부터 지져귀는 새소리만 들린다.
오늘 하루.
주말이라는 이름의 롤러코스트를 탈 예정이다.
갑자기 생긴 코스로 인해 중간 코스가 제대로 이어지지않아 안개 속인 구간도 생겼다.
이제 어린이용 주말 롤러코스트가 서서히 출발한다.
자..........
즐겨보자.
주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