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이예지 양
"선덕여왕이 모란꽃에 향기가 나지 않는 이유를 뭐라고 설명했는 줄 알아?"
느닷없는 질문이었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네 나이 때 역사만화로 쌓은 지식이 이제야 빛을 발하는구나. 응시자가 좋아하는 문제는 답을 아는 문제다. 자신감을 가득 담아 답을 발표했다.
"나비가 없기 때문이지."
"땡! 벌과 나비가 없기 때문이야."
벌이 빠졌구나. 출제자가 좋아하는 문제는 답을 못 맞히는 문제겠구나 싶었다. 너는 곧 엄마에게 다가가 난이도가 검증된 문제를 다시 냈다. 너에게 우등생이고 싶은 아빠는 엄마도 틀리기를 바랐다.
"신사임당이 모란꽃에 향기가 나지 않는 이유를 뭐라 대답했는지 알아?"
선덕여왕이 갑자기 신사임당으로 바뀐 이유는 모르겠지만 별로 중요하지도 않았다. 엄마도 벌을 빼고 나비만 말하더구나. 엄마와 아빠 모두 주입식 교육 때문인가? 어쨌든 단호한 오답 선언과 이어질 명쾌한 설명을 기다렸다.
"딩동댕!"
선덕여왕과 신사임당 차이니? 아빠와 엄마 차이니? 아직도 땡과 딩동댕 차이를 종잡을 수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