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이예지 양
친구 집에 놀러 간다는 딸을 보내놓고 엄마 마음이 복잡했나 보다. 네 성장, 만들어가는 관계, 다른 사람 앞에서 태도 같은 것이 신경 쓰였을 테다. 아빠는 네 말투나 하는 짓이 지나치게 단정해서 걱정하는 쪽이다. 어쨌든 친구 집에 딸을 잘 부탁한다고 미리 전화하는 게 엄마가 생각하는 예의다. 친구 엄마 대응도 살가웠다.
"집이 엉망이라 예지가 놀랄지도 몰라요."
"우리 집도 항상 그래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렇게 양가 보호자 대표는 서로를 안심시켰다. 그런데 너는 친구 집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친 친구 아빠에게 아주 큰 면박을 줬더구나. 친구 엄마 걱정과 달리 놀란 쪽은 네가 아니라 친구 아빠였다.
"아저씨, 집이 왜 이래요? 이거 참…."
일단 지난 주말에 청소하기를 잘했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앞으로 엄마가 청소를 요청하면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리고 친구를 집에 데려오려면 최소한 두 시간 전에는 통보하도록 너와 약속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