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이예지 양
머리를 감싸며 쩔쩔매는 모습에 마음이 무너졌다. 오죽하면 두통을 덜겠다고 바늘 끝이 살벌한 진통제 주사조차 달갑게 맞더구나. 구토는 이어지고 겨우 물만 한 모금씩 삼켰다. 그러고 보니 음식을 못 먹은 지 이틀째다. 잔뜩 찌푸린 표정도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의사가 CT 사진을 보여줬는데 뒤통수에 살짝 금이 가 있었다. 그래도 의사는 함몰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했다. 출혈은 오히려 이마 쪽이었다. 출혈과 부종 상황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기에 주문처럼 '괜찮을 거야'를 되뇌었다. 가장 좋지 않은 상황과 부작용도 빠짐없이 설명하는 게 의사에게는 무거운 의무다. 감정을 걷어낸 담담한 설명을 겨우 듣고 병원 구석에서 한참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