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4)

아홉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의사가 뇌압을 낮추는 약물 치료를 결정한 것은 좋은 신호였고 또 나쁜 신호였다. 당장 수술하지 않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게 좋았고 약물을 쓰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나빴다. 의사에게 당장 눈에 띄는 증상부터 전했다.


"구토가 멈추지 않아요."

"토하더라도 먹이세요. 일단 먹는 게 중요합니다."


물만 마시던 너는 어느새 입술마저 하얗게 트기 시작했다. 틈날 때마다 먹고 싶은 것을 묻고 또 물었지만 그때마다 고개를 저으며 물만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한 컵을 줘도 몇 모금 넘기지 못했다.


"아빠, 솜사탕요. 솜사탕 먹고 싶어요."


간신히 내뱉는 주문에 벌떡 일어섰다. 엘리베이터는 올라가는 중이었고 굳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릴 이유는 없었다. 비상구가 가리키는 계단으로 냅다 뛰었다. 1층 편의점에서 솜사탕을 사자마자 엘리베이터는 확인하지도 않고 다시 계단으로 뛰어갔다. 살면서 '비상'이 좋은 적도 있었나 싶어 헛웃음이 나왔다. 어쨌든 물만 아니면 뭐든 좋았다.

이전 13화입원(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