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이예지 양
역시 먹는 게 가장 문제였다. 병원 밥은 들어왔다가 거의 그대로 나가기를 반복했다. 그 잘 먹던 빵, 떠먹는 요구르트, 뿌셔뿌셔, 초콜릿, 아이스크림, 심지어 라면조차 네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대답도 버거워 고개만 젓던 네가 처음으로 반응한 메뉴가 돼지국밥이었다. 마침 병원 근처에 잘 아는 돼지국밥집이 있어 바로 뛰어갔다.
1인분은 포장하지 않는다기에 기꺼이 2인분을 받았다. 1인분도 먹지 못할 게 뻔했지만 그런 하찮은 셈이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국물을 데워 밥을 조금 말은 그릇에 오랜만에 작은 숟가락이 들어갔다. 그 숟가락이 다시 입으로 들어가기까지 한참 걸리는 듯했다. 그렇게 네 숟갈 정도를 먹었다.
"아빠, 저녁에 국물 또 먹을게요."
저녁, 국물, 또, 먹을게요… 뭐 하나 거를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