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EP.2
"그럴거면 그냥 직장인을 만나"
친오빠의 그 짧지만 한마디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어제 오빠와 새언니가 잠시 집에 다녀갔다.
그동안 잘 지냈는지 서로 근황을 물어보던 중.
갑작스러운 이별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두 사람에게 전했다.
무슨 일이냐면서 두 사람이 놀래서 나를 바라보는데 굉장히 머쓱했다.
처음으로 우리 집안 사람들을 모두 보여줬던 사람이었고, 이대로 결혼을 하겠구나 싶었는데 이별이라니.
놀랠만도 했을것이다.
실은 말이야..
남자친구의 취미생활로 싸우다가 결국 지쳐서 서로 연락을 하지 않고 암묵적인 이별을 선택하게 된 것이었다.
지금은 시간이 지나 조금씩 괜찮아지긴했지만
처음에는 연락을 안한다는게 충격이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잘된거 같다면서 합리화의 퍼즐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나이가 차니까 적당히 맞는 사람을 만나려고 했지 내가..
역시 결혼은 가치관이 잘 맞는 사람이랑 해야해..
결혼은 경제적 공통체야, 서로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면서 나아가야해..그러니 나는 그런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을 만나야겠어..
앞으로는 경제적 관념이 있는 사람을 만나야겠어..
앞으로는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을 만날거야..
나는 결혼을 생각해봤을때 그와 함께 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이야기를 마쳤다.
그랬더니 오빠가 하는 말이
앞으로 또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가 자영업자라면 사람들도 많이 만날거고 이런일들로 똑같이 부딪칠거다.
하물며 같이 경제적인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기도 힘들거다.
그런 불안정함이 싫다면 그냥 직장인을 만나서 안정적으로 꾸려가라라며 이건 너가 곰곰히 생각해보라고 시크하면서 묵직한 조언을 남겼다.
음.. 그렇게 오빠와 새언니가 가고 난 뒤,
기분이 되게 다운됐다.
한 참 뒤에 오빠가 문자가 왔다.
"힘내라. 마음 단단히 먹고."
하지만 이미 직장인을 만나라는 말로 생각이 되게 많아졌다.
나는 직장이 갑갑해서 나왔던 사람이고, 언제든 잘릴지 모른다는 위험을 가진 직장인이 더 불안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자영업자에게 더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밖에서 많이 굴러본 사람들이 거칠긴 하지만 경험의 폭이 더 커서 배울점도 더 많다고 느꼈다.
오빠의 말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왜 자영업자라고 경제적인 목표를 함께 세워나가는게 힘들고
왜 꼭 밖으로만 나도는 사람만 있다는 것일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있을텐데.
내가 바라는 '함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착실하게 이뤄갈 수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