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EP.6
어제는 잠이 잘 오질 않았다.
나름 커피를 안마신지 4일째가 되서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잠도 잘 자길래 어제도 그려러니 했다. 그런데 헬스장을 가고 조금 늦게 정리를 하고 밥을 먹어서 그런지 뇌가 도무지 잘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잠이 안와서 유튜브를 귀 옆에 틀어놓고 듣다가 1시가 훌쩍넘어서 잠에 들었다.
아침엔 왠 소리가 서서히 들려오더니 무슨일인가 싶었다. 정신이 조금 들어서 소리를 찾아서 손을 뻗었더니 '아 수면알람이었구나..!' 순간적으로 시간을 살폈다.
7시 55분. 8시에 온라인으로 친구를 만나는 루틴이 곧 시작될 터였다. 아주잠깐 더 자고 싶다. 아 오늘은 하기 싫다는 마음이 올라왔다. 그럼에도 내 몸뚱이는 재빠르게 접속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비록 1분 지각을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오늘도 명상을 하고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실은 요즘 생리불순을 겪고 있다. 일에 대한 고민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이성적으로는 이별을 잘 정리하고 있었는데 감정을 외면하려다보니 크게 한 몫했던거 같다. 나는 이성적으로 감정을 잘 컨트롤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게 때로는 고장날때가 있다. 지금처럼 몸으로 신호가 온다.
나 아프니까 좀 봐달라고 몸이 신호를 보낸다. 충분히 슬퍼해도 되고 충분히 아파해도 되는데 나는 줄곧 해왔던 것처럼 씩씩함을 선택한다.
담담히 받아들이려 애쓴다. 혼자 살고 있었다면 혼자 술이라도 마시면서 슬픈음악도 듣고 눈물도 흘려봤을텐데, 지금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서 감정을 표현하기가 더 어렵다. 말은 한다. 지금은 아직도 정리중이긴 한데, 신경이 많이 쓰인다는 말 정도로 하고 또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한다.
하루에도 몇번을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정리하려 한다. '그래 애초에 그사람은 아니었잖아.' 다그치고 다그쳤다. 근데도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혼란스러운 마음은 왜일까 생각해보면 감정이 아직 슬퍼하고 화가 나있었다.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 왜 이렇게 됐을까, 그는 진짜 나를 존중하고 사랑한게 맞을까 하는 복잡한 생각들이 매우 끈끈하고 지저분한 끈적이가 되어 내 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이것은 이성적으로 '어쩔수 없지', '내려놓자'는 마음으로도 눌러지지 않았다.
실은 감정을 계속 봐주다가는 내가 거기에 매몰되서 해야할 일들을 하지 못하고 손에서 놓는 경향이 있어서 최대한 배제하려고 더 하는것 같다.
때로는 슬픔에 흠뻑 젖어보고도 싶은데, 나는 빨리 해결책을 찾아버리는 게 몸에 벤 거 같다.
이런 내 모습이 때로는 차갑고 냉혈한처럼 보이는 단점이 있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또 나의 모습인걸..
오늘은 일에 최대한 집중해보고 남은 시간에 내 마음을 잘 어루만져주는 시간을 보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