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EP. 7
연애든 일이든 남을 위한 선택을 하면 되게 공허해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공감했다. 반면에 나를 위한 선택은 과연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왜냐면 늘 마음속에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싫어 라는 호불호가 항상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그속엔 많은 괴로움이 있었다. 내 뜻대로 안되는 것들 투성이었기 때문에.
과연 나를 위한 선택을 하는게 맞을까? 그렇다면 안해야할 것들이 참 많은데 말이다.
예를들면 누군가 나에게 호감표시를 하는데 나는 그 사람이 크게 이성적으로 끌리는 느낌은 없다. 하지만 대화가 잘 통하는 편인거 같아서 조금 더 대화를 나눠볼까 하는 정도이다. 어차피 이 사람은 결혼할 사람이 아니니까 생각하면 당장 에너지 소비를 그만하는게 맞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그 안엔 무수하게 하기 싫은 일들도 많다. 도대체 나를 위한 선택은 무엇이고, 그걸 따라야 하는게 맞는것일까..?
조금 복잡해 지는거 같아서 살면서 진짜 나를 위해 했던 선택을 생각해보았다.
-대학교 시절 가슴이 시키는대로 휴학을 하고 중국 유학을 2년간 다녀왔던 것
-퇴사를 하고 내 일을 시작했던 것
-30대에 혼자서 배낭여행을 해본적 없어서, 무작정 가방 하나 메고 베트남 다낭을 가본 것
크게는 이 3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나머지 인생에서 선택했던 일들은 곰곰히 생각해보니 삶의 흐름에 따라서 진행되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흔히 말하는 직감을 따랐다. 그것은 보통 호불호로 갈리는 자잘한 생각은 아니었다. 큰 계시처럼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굵직한 느낌이 있었다.
그러면 이러한 굵직함을 빼고는 자잘한 호불호는 내려놓는게 진짜 맞을까 계속 의구심이 든다. 어제 투스카니의 태양이라는 영화 요약본을 다시 보았다.
이탈리아에서 백작부인으로서 대대로 내려온 집을 팔려고 하는 한 중년 여인이 있었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났지만 결코 수락하지 않았다. 그녀는 특정한 계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연히 집을 이끌리게 된 주인공 여성이 그 집을 사는 걸 포기하고 돌아서는 타이밍에 비둘기 똥을 맞았다. 중년 할머니는 드디어 계시가 일어났다면서 기쁘게 집을 내주었다.
조금 유치해보이는 이 대목은 오늘 아침에 일어나 생각하는 주제와 연결된다는게 사실 좀 신기했다. 어쩌면 삶의 흐름에 깊게 빠져보고 그러다 굵직한 느낌을 따라 결정해보는 방향이면 삶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믿음을 갖고 싶기도 하다. 작가 마이클 싱어의 책을 하도 봐서 그 가치관이 세뇌가 된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방향이 아직까지는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남을 위한 선택도 자세히 생각해보면 나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내 마음편하자고 선택한 것들이니까. 그 당시에 그 선택이 싫었다면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다른 선택을 해보면 된다. 그것 역시 나를 위한 선택이 될테니까.
꼬인 실타래가 이제 풀린 것 같다.
뭐든 잘못된 선택은 없다. 모든게 나를 위한 선택이었으니까. 어떤 일이든 몸 담아보고 또 아니면 수정하고, 큰 흐름이 올때는 거기에 또 나를 던져보는 것만 하면되니까.
심플하게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