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

글은 길이다

by 약속의 땅


사람을 막막하게 만드는 말이 있다.

누군가를 몰아세우려는 의도가 없더라도, 불쑥 던져진 한 마디가 생각을 멈추게 한다.

내게는 ‘너의 꿈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이 그랬다.

그 질문을 받을 때면, 마치 맹수를 만난 작은 짐승처럼 몸과 생각이 얼어붙곤 했다.


몸은 자라는데 꿈은 자라지 못했다.

중학교 시절, “몸이 자란 만큼 내면의 꿈도 성장해야 한다”

선생님의 지나가는 말은 내게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는 말과 같았다.

그의 말은 가슴에 새겨졌고

나는 스스로를 꿈 없는 사람으로 여기며 불안과 조급함 속에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큰 병을 앓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죽음을 눈앞에 둔 경험이었다.

밤마다 죽음을 생각하는 시간이 나를 실존적인 질문으로 몰아넣었다.

“나는 왜 태어났는가. 이대로 죽는가. 산다면 무엇을 하려는가.”


끝나지 않는 개미의 행렬처럼 무수한 질문들을 스스로 던지며 이렇게

생이 끝나간다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죽고 사는 건 하늘에 달려 있다고 되뇌었다.


그리고 난 병실에 비치된 책을 보게 되었다.

그때부터다. 나의 삶이 또 다른 길로 연결되어진 분기점.

끝없는 질문 속에서, 병실의 고요를 채워준 것은 글로 가득한 책이었다.

닥치는 대로 읽은 글들이 내 공허를 메웠고, 어느새 그것이 내 생각들을

정리해 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 시간은 신비로웠다. 7개월의 신비로운 시간은 회복의 선물까지 주었다.


나는 그때 알았다.

꿈이란 거창한 두잉(Doing)이 아니라, 존재(Being)로 살아가는 일일 수 있음을.

많은 이들이 두잉(Doing)을 쫓아가며 공허의 바다에서 허우적 되는 것을 본다.

나는 ‘소유냐 존재냐’라는 물음 앞에 존재적 삶을 붙잡았다.

지금이라는 주어진 시간을 최선과 성실로 살아가는 존재적 태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의의 길인지 되새겨 보는 자세.

그 마음과 생각으로 살아가다 보면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만 날 것이라는 기대.

이렇게 글은 나에게 또 다른 길을 열어주게 되었고,

글은 그 길 위에서 하나의 빛이 되었다.


그래서 내게 글은 길이다.

수많은 길 속에서 또 다른 길을 알게 하는, 우주의 작은 진리와도 같은 길.

누군가의 글을 읽으며 새로운 길을 발견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길을 달려오던 어느 순간, 나도 그 길 위의 작은 스토리가 되고 싶어 브런치스토리에 들어왔다.


나는 대박을 꿈꾸지 않는다.

글이란 언제든 목적을 수단화할 위험이 있음을 알기에, 오히려 바란다.

내 작은 글이 누군가의 길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금 나는 내부고발이라는 선택으로 인해 멈춰 선 길 위에 있다.

하지만 안다. 멈춤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길의 시작임을.

브런치스토리 또한 멈추지 않았다면 들어올 수 없었을 스토리다.


앞으로도 나는 글을 읽고, 글을 쓰며,

글이 길이 되어가는 무수한 별빛 같은 순간들을 기대한다.

브런치스토리 안에는 이미 수많은 별 같은 존재들이,

누군가의 길이 되어줄 글을 빛내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나의 글도 그 별빛 중 하나로 남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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