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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하는 연대리 Dec 25. 2020

[부동산 투자기] 5. 흐름투자를 이렇게 빨리 배우다니

*실제 투자기를 바탕으로 처음 부동산 투자를 접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작성했습니다. 글에 나오는 업체와는 무관합니다.*  





‘아니... 내가 왜 여기 있는거지’     


정신을 차려보니 역삼동 어느 강의장. 24명의 사람들과 강의실에 옹기종기 앉아있었다. 월급쟁이부자들(월부)의 강의실이어야 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는 안동건 부동산차트연구소의 강의실이다. 5만원 짜리 특강을 듣고 난 후, ‘이사람은 찐이야!’ 하면서 80만원의 정규강의를 결제해버린 것이다. 어후! 이런 호갱! 이럴거면 35만원짜리 월부의 정규강의는 왜 비싸다고 한건지...     


총 8주차 강의를 들어보니, 안동건 선생님은 차트를 이용해 가격 상승의 흐름을 파악하는 부분에 강점이 있었다. 한 지역이 여러 가지 이유로 오르고 나면 이 가격상승이 영향을 미치는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서 선투자를 하는 것이다. ‘전세가가 매매가와 붙어있네, 갭이 적잖아! 투자해볼깡?’ 이런 뜬구름 잡는 투자방식이 아니라, KB리브온의 시계열을 바탕으로 지역간의 상관관계를 통해 한 지역이 오르면 아직 오르지 않은 다음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때부터 흐름투자에 관심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지금도 생각나는 건 서울 내의 흐름이다.

      

1. 강남4구 중 2개만 올라도 상승의 흐름이 생긴다. (강남 4구: 서초, 강남, 송파, 강동)
2. 이 흐름은 마용성과 영등포, 광진구로 퍼진다. (마용성: 마포, 용산, 성동)
3. 영등포의 흐름은 동작, 양천으로 퍼지고 양천구에서 일산서구, 동구로 퍼진다. 그리고 나서 부천, 파주가 오른다.
4. 마지막으로 오르는 곳은 금관구, 노도강이다. (금관구: 금천, 관악, 구로 / 노도강: 노원, 도봉, 강북)


위 내용은 2005년의 흐름이었지만 서울 내 상승의 큰 그림은 유사하다. 결국 ‘땅값’에 의해 아파트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마포의 집값이 갑자기 오르면 강남의 집값이 가만히 있을까? ‘아니, 마포 이녀석... 감히 네가 나랑 키를 맞춰... 그럼 나는 더 올라가야지.’ 하며 순식간에 다시 가격을 올리고, 동작, 양천은 다시 마포와 비슷한 가격 차이를 맞추기 위해 올라간다. 특강 한번 듣고 처음 들었던 정규강의라 8주간의 내용은 다 소화하지 못했지만 ‘키맞추기’라는 개념을 이때 이해하게 됐다. 

 

    

키맞추기란?

A>B>C지역이 있을 때 B라는 지역이 여러 가지 이유로 갑자기 상승하면 B보다 원래 비쌌던 A지역이 바로 상승하고, B와 20%정도 가격 차이를 유지했던 C지역도 상승한 B와 20%의 가격선을 유지하며 키를 맞춰 함께 상승하는 것     


어떤 이유로 B가 올랐느냐가 중요하지만, 대체로 키를 맞추는 것은 비슷하므로 여기서 ‘흐름’이 생긴다. 한쪽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다른 한쪽도 흐름을 타고 올라간다.    


이때 배웠던 것 중 또 다른 유용한 정보는 시계열이었다. 8주를 꼬박 3~4시간씩 수업을 들었지만, 기억나는건 두가지 뿐이다. 아쉽지만 그때의 나는 호갱노노 어플도 쓸 줄 모르는 초짜였다.      



시계열이란?

확률적 현상을 관측하여 얻은 값을 시간의 차례대로 늘어놓은 계열. 기상 현상, 경제 동향 따위의 통계 이론에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데이터를 공식적인 사이트를 통해서 제공해오고 있는데, 그 중하나가 KB리브온이다. (KB리브온사이트: https://onland.kbstar.com/quics?page=C059745)     



시계열 요약(출처: KB리브온)



도대체 이 숫자가 무엇인가 늘 고민했는데, 예를들면 이런 수치다. 부산강서구가 2.03이라면 전주대비 해당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2.03% 오른 것이다. 만약 이 수치가 매주 반복된다면? 부산 강서구는 매주 2%씩 지난 주보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물론 평균 값이니 그 안에서 입지가 좋은 신축의 상승폭은 훨씬 크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니 아래 노랑, 주황으로 물든 시계열이 얼마나 무서운 차트인지 보이시는가. 


                                  

최근 4개월간 부산의 시계열차트 (출처: KB리브온)

                                                                         

 

알고 있다. 지금은 이 차트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어느 정도 올랐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나도 그랬으니까.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부린이 시절에 알아버렸으니, 이해했을리 없다. 3시간의 수업시간 동안 나는 왜 이곳에 앉아있나. 이렇게 해서 투자는 할 수 있는 것인가. 선생님이 아무리 분석을 해주셔서도 어떤 힌트를 주셔도 까막눈처럼 앉아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누가 여기사라고 찍어줬으면 좋겠다고...      


80만원의 강의는 갭메우기와 시계열보는법 두가지를 남기고 사라지게 된다.      


그런데 이게 부동산의 핵심일 줄이야...            






[참고자료: 시계열 보는 법]


시계열 보는 법 (출처: https://blog.naver.com/dawncloud42/221481916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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