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늘에서 파도를 본다_시>
'사랑한다'라는 행위의 통념을 그대에게 적용하기 위하여
나는 그대를 보다 순수히 이해해보려 하지 않을 수 없다.
가령 A행성 내 1초의 작용이 곧 B행성 내 10초의 작용과 같다면,
둘 사이에는 시간을 달리 인식하게끔 하는 마법의 작용이 있기라기보다는
물질적, 비물질적-즉 시간이라 인식되는, 어쩌면 생략되기 전의 인식 과정 그 자체의 어떠한 것- 요소의 소멸 또는 생성, 즉 변화의 속도가 다른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내가 그대를 사유함으로 인해 즐거움이나 슬픔이 파생될 때,
내 평소의 시간 감관이 변질되었던 것에 대한 설명을 이와 같이 할 수 있으리라.
"곧, 내 이성으로서는 그대를 감당할 수 없기에,
그대는 내 평소 사고로 인한 필요보다 더 큰 소모를 야기하는 것이다.
그렇다. 그대는 중력보다 더 큰 힘으로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또한 그대를 향한 내 인식 작용의 현상에 대해서 판명하는 것이 아님은,
그대는 시간의 작용에서 이탈하여 내 기억 속에 정지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니.
그대는 이성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