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서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내 마당에 선명한 금을 그었던 그 밤, 잠들 수 없었다.
돌아가신 엄마, 내 곁을 곧 떠날지도 모를 아빠.
우울이라는 깊은 늪에 잠겨 허우적대는 지인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내 생각은 한 아이에게 닿았다.
다음 날 아침, 다시 돌아오기로 약속했던 아이.
사춘기의 무기력증을 앓고 있는 아이.
그 아이의 엄마 또한, 깊고 어두운 우울 속에 잠겨 있었다.
그 아이를 오래 돌보아 왔다.
무너지려는 엄마 곁에서,
함께 무너지지 않기 위해 제 나이보다 더 단단해져야만 했던 그 작은 영혼을.
그들의 삶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었다.
아니, 그들의 삶, 그 자체였다.
그날 밤, 비로소 깨달았다.
이 공부방의 문은, 생계를 위한 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누군가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문이었다.
방학이라 아침 일찍부터 자신의 미래를 위해 책상에 앉을 고등들을 위해서라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 문을 열어야만 했다.
하지만 등 뒤에서는 또 다른 공포가 겨누고 있었다.
이 끔찍한 밤의 진실을 누군가 알게 된다면…
남의 말 하기 좋은 사람들의 날카로운 이빨 앞에,
가장 연약한 먹잇감이 될 터였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을 할 수 있나.
그렇게 지옥 같은 밤을 온몸으로 통과했다.
그리고 아침이 밝았다.
내가 열어야만 하는, 그 문 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