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아이의 여름(2022.06-2022.08)
가해자와 피해자
단어 선택이 과하긴 하지만 나는 늘 아이가 피해자가 되지 않길 바랐다.
내 아이를 향해 신발주머니를 휘둘렀던 한 아이와 포켓몬 50여 장을 모두 가져가 버린 일곱 명의 반 아이들. 그런데 최근엔 내 아이가 다른 친구를 반복적으로 밀었다는 말을 우연히 들었다. 다행이라고 하면 담임 선생님이 아니라 그 아이의 누나를 통해 사실을 알았단 정도다.
미술학원에 함께 다니는 누나가 있었다. 학원이라 부르긴 좀 그렇고, 집에서 그림을 가르쳐 주는 선생님에게 아이를 보낸 지 근 1년이 되었다. 같은 시간 그림을 그리던 누나는 내 아이와 잘 놀아주는 소중한 존재였다. 학교에 입학해 보니 누나의 남동생이 내 아이와 같은 반이었고, 그 친구와는 몇 번 놀이터에서 놀기도 했다. 그런데 며칠 전 그 누나가 하굣길에 우연히 만난 내 아이에게 다가와 물었다.
"네가 내 동생 괴롭혔니?"
"아니."
"솔직히 말해. 내 동생이 네가 자꾸 괴롭힌다는데?"
"아니."
"그럼 내가 너희 담임선생님께 한번 물어봐도 되니?"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아이에게 확인해보겠다고 말한 뒤 누나를 돌려보냈다.
"엄마, 나 사실 괴롭혔어."
"어떻게 했는데?
"밀었어."
"몇 번 그랬어? 딱 한번? 아니면 두 번, 세 번?"
아이가 대답을 망설였다.
"언제부터 그랬는데?
"6월부터."
아이는 그 친구를 툭 건드리거나 밀었다고 했다. 내가 놀란 건 이런 행동을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아이는 친구랑 친해지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라고 이유를 말했다. 정말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이 상황을 설명하는 아이의 표정에서 진지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너 혹시 재미있어서 그랬니?"라고 물었더니 아이가 "응"이라고 대답한다. 아마 둘 다 일 것이다. 친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마음과 그 친구를 건드렸을 때 친구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강하게 '아니'라고 거부하지 않으면 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계속해서 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고 싶지 않거나 그 친구를 얕봐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나는 아이에게 친구에게 당장 사과하라고 얘기한 뒤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친절하기만 했던 누나가 자신에게 엄한 표정을 지으며 추궁하는 모습에 아이는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나 또한 쐐기를 박았다.
"네가 그 친구를 괴롭힌 거, 아무도 모를 줄 알았니? 네가 알고 있고 그 친구가 알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비밀이 되니? 친구를 괴롭히는 행동을 해서는 절대 안 돼. 그건 폭력이야. 너도 누군가 너를 밀치거나 때리거나 하면 가만있으면 안 돼. 꼭 하지 말라고 말하고 그 아이가 멈추지 않으면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해."
내 아이는 가해자와 피해자, 둘 다 가능한 존재다. 나는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언제나 피해자 생각만 했지,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뼈아프지만 현실이다. 계속해서 가르쳐 줘야 한다. 일관성 있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것. 때리거나 밀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일들 따위.
예외적인 상황은 존재할 수 있지만
일단은 확고하고 단호한 원칙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