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모두가 좋은 분들이에요. 아마 회사 밖에서 만났다면 친한 사이가 됐겠죠. 왜 저런 사람들이 한 자리씩 꿰차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알겠더라고요. 확실히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어요. 제가 좀 더 너그러워져야겠어요.
요즘은 야근이 습관화되는 것 같아 고민이에요. 낮부터 일이 쌓이면 마음속으로 이미 야근을 상정하고 일처리를 하게 돼요. 예전엔 한밤중에 퇴근하면 염증이 났는데 이제는 이상한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얼마 전엔 커피를 한 잔 사 먹으려다 멈칫했어요.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랑 소비 욕구는 반비례하는 것 같아요. 남들은 시발비용 어쩌고 하는데 저한테는 해당사항이 없나 봐요. 내가 어떻게 번 돈인데 하는 생각에 점점 돈 쓰기가 무서워져요. 한편으론 내가 어디 가서 이만큼 받을 수 있을까 싶기는 해요. 출근할 때 회사에 일당을 받으러 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요.
우연히 사진첩을 뒤지다가 활짝 웃고 있는 저를 보고 놀란 적이 있어요. 그렇게 자연스러운 웃음은 생소했거든요. 근데 직장 동료들을 보면 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회사 밖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니 알겠어요. 평소에는 잘 못 보던 모습들이에요. 회사 안에서 억눌려 있는 사람들이 꽤 많나 봐요. 사무직인데도 아픈 사람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까요? 누구에게나 발산할 곳은 필요해요. 그게 뭐가 됐든 간에 말이죠.
오랜만에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듣고 싶은 날이에요. '힘을 내요, 미스터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