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디얼리스트 Jan 12. 2022

힘을 내요, 미스터 김

사실은 모두가 좋은 분들이에요. 아마 회사 밖에서 만났다면 친한 사이가 됐겠죠. 왜 저런 사람들이 한 자리씩 꿰차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알겠더라고요. 확실히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어요. 제가 좀 더 너그러워져야겠어요.


요즘은 야근이 습관화되는 것 같아 고민이에요. 낮부터 일이 쌓이면 마음속으로 이미 야근을 상정하고 일처리를 하게 돼요. 예전엔 한밤중에 퇴근하면 염증이 났는데 이제는 이상한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얼마 전엔 커피를 한 잔 사 먹으려다 멈칫했어요.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랑 소비 욕구는 반비례하는 것 같아요. 남들은 시발비용 어쩌고 하는데 저한테는 해당사항이 없나 봐요. 내가 어떻게 번 돈인데 하는 생각에 점점 돈 쓰기가 무서워져요. 한편으론 내가 어디 가서 이만큼 받을 수 있을까 싶기는 해요. 출근할 때 회사에 일당을 받으러 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요.


우연히 사진첩을 뒤지다가 활짝 웃고 있는 저를 보고 놀란 적이 있어요. 그렇게 자연스러운 웃음은 생소했거든요. 근데 직장 동료들을 보면 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회사 밖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니 알겠어요. 평소에는 잘 못 보던 모습들이에요. 회사 안에서 억눌려 있는 사람들이 꽤 많나 봐요. 사무직인데도 아픈 사람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까요? 누구에게나 발산할 곳은 필요해요. 그게 뭐가 됐든 간에 말이죠.


오랜만에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듣고 싶은 날이에요. '힘을 내요, 미스터 김'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와 이상 현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