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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첼 May 20. 2021

고첼의 근황

1년이 더욱 지나, 마침내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남긴다.


'마침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동안 머릿속에서는 브런치에 글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도저히 키보드에 손이 올라가질 않았다. 그렇다곤 해도 사실 작가의 서랍에는 10개가 넘는 글들이 디지털 먼지에 켜켜이 쌓여있다. 그러나 먼지를 털어 발행할 만큼 다듬어지지 않은 것들이다. 나름대로 글을 써오고는 있었지만 뒷심 부족으로 언제나 미뤄왔다. 게으름과 '브런치에 글 써서 뭐하냐'는 생각의 조합이 글 쓰는 고첼의 커리어를 잠시 멈춤 시켜버렸다.


그렇게 1년 동안 살다가 최근에 나의 비즈니스 활동에 기록과 정리가 가시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느꼈다. 그 1년 동안 이 힘든 코로나 시기에도 직원 두 명을 고용하는 사장이 되었고 이 친구들과 함께 조금 더 큰 꿈을 키우기 위해서 내 가치 철학의 주문서를 기록, 정리해야 한다고 느낀 것이다.


우선 나는 20년 2월에 직장인 생활을 완벽히 정리했다. 때 되면 따박 따박 꽂히는 월급을 더 이상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19년도부터 1년 가까이 투잡으로 운영했던 가게를 본격적으로 리뉴얼하면서 자영업을 시작했다. 10평도 안 되는 작은 가게에서 내 전문인 다양한 주류를 손님들에게 소개해드리며 입맛에 맞는 술을 큐레이팅 해드리는 방식의 술집으로 변신을 했다. 확실히 그전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운영했을 때보다 매출도 높아졌고 단골손님도 많아졌다. 그렇게 리뉴얼 한 장소에서 6개월 정도 운영을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기존의 가게는 처음부터 음식을 파는 목적으로 기획한 공간이 아니라서 주방설비가 너무 미흡했고 장소도 너무 협소해서 사업의 확장성이 너무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6개월 만에 다시 한번 모든 것을 뒤집어엎기로 결정했다.

이 작은 가게에서 참 행복했던 기억들이 많다. 몰라서 용기 있던 시절


20년 7월부터 10월까지 약 3개월 동안 준비를 해서 기존 가게 근처에 30평대 (기존보다 3배 넓은) 가게를 차렸다.

이름도 똑같이 #구각 이다.

소개하는 공간, 남도식 다이닝 바 구각

위의 컨셉으로 20년 11월부터 21년 5월 현재까지 나름대로 성황리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3월부터 매출이 크게 오르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직원 한 명과 알바생 한 명을 충분히 고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역경과 고민도 많았다. 코로나 거리두기 때문에 확장 이전 단 두 달도 안 되어서 밤 9시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 아내와 단 둘이 30평 업장을 뛰어다니며 운영해야 하는 고된 중노동까지, 어려운 일들 투성이었지만 그런 과정이 우리의 전투력과 노하우를 높여줬다. 뿐만 아니라 힘든 시기를 직원 없이 견뎠기에 적자를 보지 않았다. 영업제한 밤10시로 연장되어 차츰 사정이 좋아졌고 마침내 좋은 직원도 함께 하게 되었다. 내년에는 또 하나의 영업장을 기획하고 있다.

현재 일산 정발산동에서 운영 중인 구각

브런치에 발행한 글 중에 자산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기록한 것이 있다. 그때는 무엇으로 어떻게 큰돈을 벌 수 있을지 몰랐다. 단순히 그렇게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가시적으로 기록한 주문서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내가 그 글에서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월 소득 1천만 원을 달성한 이 시점에서는 그 기록에 조금 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주문을 스스로에게 암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이전에 10평짜리 작은 가게에서는 월 매출 목표를 1천만 원을 잡았었다. 물론 그 마저도 달성시키지 못하고 확장 이전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월 수익이 1천만 원을 훌쩍 넘는다. 이 과정에서 꿈과 목표가 마치 근육과 같다는 이치를 깨달았다. 바로 작은 성공이 큰 성공으로 가는 열쇠다.

꿈과 목표는 근육과 같다.

5kg짜리 아령을 겨우 드는 사람에게 100kg의 벤치프레스는 꿈과 같다. 결코 이룰 수 없고 특별한 소수만이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의 근력은 고작 5kg짜리 덤벨을 드는 수준인데 목표를 100kg 벤치프레스를 하는 수준으로 잡는다면 제 풀에 지치기 십상이다. 정확한 자세로 반복 훈련하다 보면 내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무게에 '도전'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자연스럽게 그 무게를 루틴처럼 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다. 작은 것을 이루면 그다음 스텝의 프로세스나 로직이 보인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머릿속에서 피어나는 것을 느낀다. 처음엔 엄두도 내지 못하던 것들을 '가능하겠는데?'라고 속으로 되뇌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면 도전이 쉬워진다. 나는 내년까지 월 소득 수준을 3천만 원으로 잡았다. 월급 300이 되던 날 엄청 즐거워했던 나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수준의 소득이다. 하지만 현재의 나는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너무 확실하게 든다. 방법을 터득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월 3천을 벌지 감이 오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다음엔 월에 1억을 벌 생각이다. 하지만 현재로써 지금은 어떻게 해야 월에 1억을 벌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근데 한 달에 3천만 원 정도 벌면 한 달에 1억 버는 방법에 감이 오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현재는 한 달에 3천만만 버는 방법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가치와 철학 그리고 노하우를 브런치에 기록하기로 했다. 내 꿈 중에 하나는 주변의 사람과 세상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꿈은 먼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기록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나는 내 꿈 중 하나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일 테니 나눔의 마음으로 도움이 되는 노하우를 남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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