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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첼 Jan 20. 2022

내가 돈을 많이 벌려는 이유

최근에 유튜버 장사의 신 은현장님의 책 '나는 장사의 신이다'를 읽었다. 이 책을 사서 읽은 이유는 저자의 유튜브를 구독하고 즐겨 보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통해서 그 저자가 나도 평소에 즐겨 먹는 후참잘을 만든 사람이며, 후참잘이라는 브랜드를 200억에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이 사람은 수백억 대의 자산가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유튜버의 행색은 딱 동네 아저씨였다. 후줄근한 추리링 차림으로 편의점에서 핫바와 라면에 소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면, 그 누구도 그의 재력을 엿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그의 말과 가치관을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수많은 경험을 쌓아 현재의 위치에 온 그가 한 말 중에, 나를 전율시킨 한 마디가 있다.

못 하는 건 정신승리고, 안 하는 건 간지다!

그는 지금도 당장 슈퍼카를 살 수도 있고 명품 시계를 살 수도 있다. 좋은 호텔을 잡고 골프치며 여행만 다니며 지낼 수도 있다. 하지만 하지 않는다. 그는 그런 삶이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에 그는 츄리링 차림으로 스쿠터를 타고 잠도 쪼개 잘 지언정, 자영업자들에게 무료 컨설팅을 하며 돕는 일에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인생에서 돈을 어떻게 써야 진정한 가치가 생기는지 이미 깨닫고 있는 것이었다. 정말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도 은현장과 비슷한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의식하고 있진 않았지만 나는 엄청난 짠돌이다. 일주일 내내 거의 같은 옷을 입고 물건을 사지 않는다. 이미 옷은 많이 있고 신발도 있다. 부족한 게 없다고 느낀다. 그러니 새 물건을 살 이유가 없다. 올 겨울에도 나를 따듯이 감싸주는 이 패딩은 13년 전부터 줄기차게 입는 내 겨울 교복 같은 옷이다. 이제는 패션이나 그루밍에 관심 자체가 없다. 무엇을 입을지 신경 쓰는 것 자체가 에너지 낭비라고 느껴진다. 차에도 관심이 없다. 차라는 건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내 돈을 빼가는 부채이기에 적당히 타고 다닐만하면 그만이다. 집에도 욕심이 없다. 나는 나중에 건물을 몇 채 살 것이기 때문에 아파트 따위 눈길도 가지 않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쓰는 돈이 한 달에 10만 원 정도이다. 친구를 만나는 것도 아니고 담배를 피는 것도 아니라서 돈 쓸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내가 처음부터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는 패션과 머리 스타일링 피부에 엄청난 관심을 쏟고 돈도 많이 썼다. 내 수준에서 살 수 있는 시계나 명품 가방 같은 것도 좋아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모든 것이 부질없다고 느낀다. 


지금은 30대 초에 비해 10~20배 정도는 더 버는데도 하고 다니는 행색은 평범하기 그지없다. 오히려 회사 다닐 때는 기껏해야 3~4백 정도의 월급이었는데도 하고 다니거나 먹는 것을 보면 재벌처럼 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철이 없었던 것 같다. 


장사의 신 은현장님의 가치관을 보고 들으며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추후에 나도 몇 백억의 자산가가 될 텐데 그때가 되어도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겠구나... 그렇다면 많은 돈을 벌어도 지금과 별반 다름없이 살 거라면 나는 도대체 왜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것일까?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그 답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려고 한다. 단순히 나 자신의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목적이 아니다. 

나는 이태원클라쓰를 보면서 어린아이가 되었던 경험이 있다. 드라마에 나오는 박새로이란 캐릭터에 과몰입을 했다. 너무 존경했고 닮고 싶었다. 나의 워너비였다. 강하고 우직하고 목표가 뚜렷하며 자신의 신념을 절대 굽히지 않는 사나이. 어렸을 때부터 내가 꿈꿔온 캐릭터였다. 그런 그가 장대희라는 거물에게 거침없이 내뱉었던 대사이다. 완벽하게 내가 원하고 이루고 싶은 말이었다. 허나, 일상의 삶을 살다 보면 내 안에서 활활 타오르던 신념이 어느새 가느다란 촛불처럼 사그라들곤 한다. 내 안의 불꽃이 약해졌다고 느낄 때마다 나는 내가 예전에 써 놓았던 브런치를 읽거나 박새로이 스승님을 만나곤 한다. 


나는 자유를 얻고 싶다. 그렇게 자유를 얻게 되면 내 말과 행동에 지금보다 더 큰 힘이 실릴 것이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세상을 조금 더 이롭게 만들고 싶다. 이것이 내가 부자가 되려는 목적이다. 


누군가 그랬다. 돈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증폭시켜 보여주는 현미경이다. 


저열하고 악한자에게 큰돈이 생긴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탐욕만을 위해서만 돈을 사용할 것이다. 반면에 긍정적이고 선한 사람이 노력 끝에 부를 얻는다면, 그는 그의 돈으로 세상을 더 가치 있는 곳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돈이 쥐어졌을 때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나온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돈을 버는 과정에서도 목적성을 잃지 않기위해 노력한다. 나를 따라주는 친구들을 공부시키고 가르친다. 내가 느끼고 깨달은 소신과 가치관을 이입시킨다. 그러면 그 친구들은 이전과는 다른 태도로 일과 삶을 바라본다. 그렇게 서로를 성장시키며 나아간다. 조금씩 조금씩, 내 앞에 놓인 세상부터 나의 가치관으로 물들여가는 것이 내 사업의 행보이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나로 인해서 세상이 이롭게 변하지 않을까 꿈을 꾼다. 


2021년 나는 내가 목표하고 이루고자 하는 것들에 대부분을 이뤘다. 그리고 2022년에도 마찬가지로 원하는 것 이상을 이룰 것이다. 


2022년은 자영업 수준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으로 가는 길목에 서있는 아주 중요한 해이다. 이미 하고 있는 술집 두 곳을 더욱 활성화시키면서 동시에 확장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을 구상 중이다. 나를 믿고 따라주는 친구들의 목표와 꿈도 이뤄가면서 박새로이처럼 원하는 것 모두 이루는 진정한 자유를 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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