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이 무척이나 달아졌다

음식이 죄다 왜 이리 달아?

by 고추장와플


나는 2008년에 벨기에로 이주를 한 후, 한국에 1년에 한 번, 혹은 2년에 한 번 방문한다.


자주 외식을 하는 사람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평소에 주로 외식을 하지 않고 내가 음식을 해서 먹는 사람으로서 언젠가부터 한국 음식이 대체로 매우 달아졌다고 느낀다.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2015년 백종원 씨가 마이리틀텔레비전에 나와 떡볶이에 엄청난 양의 설탕을 들이붓는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음식이 달아지는구나 느꼈다. 2015년 전에는 외식을 해도 짠맛이 주가 되었고, 그 뒤에 단맛이 살짝 오는 정도였다면 2015년 이후에는 입안에 넣었을 때 바로 느껴지는 강한 단맛 위주이다. 전에는 밖에서 밥을 먹어도 이리 달지는 않았다.


2015년 전

단<짠

2015년 이후

단>짠


자주 외식음식을 접하는 사람이면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다 한번 한국에 와서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는 매년 단맛의 강도가 더 해 진다는 게 느껴진다.


평소에 나는 간을 세게 하는 편도 아니고, 음식에 거의 설탕을 넣지 않는다. 넣는다 해도 티스푼 한 스푼 정도가 나에게는 최대치이다. 단 음식을 즐겨 찾지도 않는다.


물론 한국에 오면, 그간 보지 못했던 가족과 지인들을 만나며 외식을 많이 하게 되니 주로 나가서 먹게 된다. 자영업자들이 장사를 하고, 음식을 팔려면 일단 입에서 미각이 버선발로 달려 나갈 수 있게 각종 조미료와 설탕을 넣어 맛있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자영업자들이 음식을 하는 이유는 판매이지, 우리네 건강지킴이로 음식을 하는 것이 아니다. 건강생각 하며 밖에서 밥을 먹으려면 절에 가서 절밥을 먹어야 한다. 백종원 씨 같은 분들이 우리나라 외식업계의 구루 (Guru)이자 선도자의 역할을 하는데, 그분이 음식을 달게 하면 나머지 외식업체들도 다 따라가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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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도 간을 별로 하지 않는 터라 미각이 예민한 편이다. 주면 주는 대로, 안 죽으면 다 먹지만 기본적으로 미각이 예민하다. 넉살 좋게 아무거나 잘 먹는 것과 미각이 예민한 것은 다른 문제이다.


한국에 2주 반을 머무르며 짜장면, 제육볶음, 닭갈비, 냉면, 불고기 같은 한식 위주의 음식을 먹었다. 내 입맛에는 설렁탕만 빼고 모든 음식이 예외 없이 달았다. 설렁탕은 오랜 시간 고기와 뼈를 넣고 끓이기 때문에 당연히 달지 않았지만, 빛깔이 곱고 볶는 요리들에 주로 캐러멜라이징을 하려 설탕을 많이 넣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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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을 기점으로 한국 외식음식이 지나치게 달아졌다는 점은 우리 집 베짱이씨도 동의한다. 베짱이씨는 그전에도 빨갛고 얼얼한 음식들을 즐겨했지만 단맛의 강도가 높아진 뒤로는 아쉬움을 내비친다.


나에게는 따듯함이고 가족의 품 같은 한식이지만, 너무 달게 변해버린 한식을 보며 단맛이 대세인 요즘 음식맛에 아쉬움이 깊어졌다. 요식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음식도 유행을 따라, 대세를 따라 더욱더 달아지고 있는 것이 나에게는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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