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슈퍼가 아닌 일반 아시아 식료품점에서 찾을 수 있는 K-푸드
벨기에는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나라는 아닙니다. 제가 사는 앤트워프는 벨기에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유럽 최대의 항구가 있는 도시입니다. 벨기에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수도인 브뤼셀도 아닌 앤트워프라는 도시를 알고 계신 분들은 아마도 많지 않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벨기에라는 작은 나라의 그다지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도시인 앤트워프의 한 아시아 상점에 가 보았습니다. 한국문화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 높이 올라간 것을 알고 계신 분들이 계실 텐데요, 실제로 저희 집 근처의 한 아시아 식료품점에는 어떠한 한국 식품이 판매되고 있는지 이 글을 통해 보여드리려 합니다.
이 아시아 식료품점의 주인은 태국인입니다. 하지만 태국식품을 비롯한 일본 식품, 중국 식품등 범아시아 식료품을 판매하고 있지요. 엄청 크지는 않아도 있을 것은 다 갖춘 곳이라 저도 자주 방문하여 한식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식재료를 구입합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냉장코너가 나오는데, 저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김치와 팽이버섯, 그리고 물냉면과 쫄면입니다. 김치의 가격은 500그램 기준 종갓집김치와 비비고 둘 다, 6유로(10000 원가량)입니다. 물냉면과 쫄면은 각각 2개입으로 11000원 정도입니다. 싸지는 않지만 지구 반대편의 낯선 나라에서 물냉면과 쫄면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감격스럽습니다.
쌀떡도 보이는데요, 예전에는 서양인들이 떡의 쫄깃쫄깃한 식감을 싫어했지만 어느샌가부터 떡볶이는 아주 인기 있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저도 아들의 학교에 가서 떡볶이 만드는 법을 학부형들에게 가르쳐 주었는데, 저에게 직접 만든 떡볶이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떡의 식감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유럽인들이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떡 가격이 최근 많이 올랐다는 것은 좀 아쉽습니다. 500그램이 4.7유로로 약 8000원입니다.
어떤 식재료들이 냉장코너에 더 있는지 한번 살펴봅시다.
삼각김밥이 보입니다. 저는 절대 삼각김밥을 사지 않는데,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밥만 있으면 아무나 다 만드는 삼각김밥의 가격이 4유로, 6800원 정도 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집에는 삼각 김밥 틀이 있는데 제가 직접 아이들에게 만들어 줍니다. 저 돈이면 삼각김밥을 한 6개는 만들 것 같은데 너무 비쌉니다. 그리고 팽이버섯, 순두부와 모두부도 보입니다. 한국 두부도 자주 판매를 하는데 오늘은 매진이 된 것인지 보이지 않네요.
그 뒤로는 라면코너가 있는데 어떤 라면이 판매되고 있을까요?
우리가 한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비빔면, 짜장라면, 진라면, 삼양라면을 비롯한 다양한 라면이 있습니다. 제 최애 라면은 오징어 짬뽕과 너구리입니다. 육개장 사발면과 새우면, 우동도 있는데 사진으로는 나오지 않네요. 가격은 대략 라면 한 개당 2300 원입니다.
한국과자도 보입니다. 새우깡과 고구마깡, 알새우칩이 있습니다.
그리고 낯선 언어로 쓰인 글자들 사이로 익숙한 한글이 보입니다. 튀김가루입니다. 가격은 4400 원입니다.
다음은 건면류가 모여있는 곳입니다. 베트남 쌀국수면과 일본의 우동면 사이로 메밀국수와, 냉면사리, 그리고 당면이 보입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막국수면과 소면도 있습니다.
다시다, 각종 소스들, 사과식초, 또 다른 브랜드의 부침가루, 더덕, 명이절임, 매실액등 종류도 정말 다양합니다. 요즘에는 집에서 김치를 시도해 보는 사람들이 많아져 매실액과 고춧가루도 판매를 합니다. 바다소금과 고추장,된장은 기본입니다. 언제 와도 고추장과 된장은 항상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김자반과 김도 있고요. 김의 수출액이 사상최고치를 달성했다는 뉴스를 읽었습니다. 수출이 되어 이곳 8700킬로 떨어진 벨기에 동네 상점의 매대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곳에서 김은 밥을 먹기 위한 반찬이라기보다는 건강한 스낵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밥 없이 김만 먹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흰 밥에 싸 먹는 김맛을 모르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사실 김 가격이 많이 오른 이유는 수출로 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김자반 50그램짜리가 대략 7000원입니다.
요즘엔 한국 소주와 막걸리도 인기가 많습니다. 다양한 과일맛 소주와 막걸리가 있는데 실제로 친구집에 초대되었을 때 와인보다는 소주를 주면 좋아하더라고요.. 이외에도 데미소다와 망고소다, 멜론소다, 밀키스 같은 한국 음료수도 판매됩니다.
이제 냉동코너로 가 보겠습니다. 냉동코너에도 한국 식품들이 가득합니다. 찰옥수수가 보입니다. 반갑지만 가격은 안 반갑습니다. 3.45유로 5000원 정도 합니다.
비비고 만두가 그득그득 들어있는데요, 이 비비고 만두는 벨기에의 아시아 상점이 아닌 일반 슈퍼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볶음밥, 비빔밥, 어묵(심지어 종류도 두 개나)이 보이죠?
간장치킨과 후라이드치킨, 핫도그와 불닭만두도 보입니다. 핫도그는 아이들이 좋아하지만 쉽게 사기는 꺼려집니다. 5개 들었는데 17000 원 이거든요.
냉동김밥과 야채전, 김치전도 보입니다. 김밥의 가격은 7000원 정도로 제가 싸 먹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사지 않았고, 김치전과 야채 전도 집에서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것이라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저에게 감동인 것은 집에서 약 5분 거리의 식료품점에서 제가 학창 시절 자주 먹던 메로나와 붕어싸만코를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격도 붕어싸만코 3000 원, 멜로나는 8개들이 9000원가량 하니 이건 꼭 사야죠. 아이들도 굉장히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들입니다.
보시다시피, 한국 식품점이 아닌데도 정말 다양한 식품들을 판매하고 있지요? 주인아저씨는 저를 불러서 다음 주에는 훨씬 더 많은 한국 식품들이 입고될 예정이라고 아주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해외생활을 오래 해 온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 한 부분입니다. 불과 10년 전 만해도 가장 기본적인 식재료인 고추장도 사기가 쉽지 않았었는데, 한국문화가 널리 퍼지고 인기가 있어 제가 그 덕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이토록 다양한 식재료를 벨기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한국문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긍정적으로 느껴진다는 의미입니다.
벨기에에서도 한국문화를 전파하려 많은 노력을 하며, 한복을 입고 전래동화도 읽어주고, 한국음식을 만드는 법도 워크숍을 열어 알려주기도 하였는데 앞으로도 한국문화를 이곳에 알리고 친숙하게 만들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