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의 브런치 글쓰기를 통해 얻은 것들
"누나의 이야기를 글로 써 보는 건 어때?"
"글로 써서 뭐 하게?"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있다는데, 거기에 글을 올리면 재미있지 않을까?"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있다는 것도 몰랐던 나에게 동생은 지나가는 말로 글을 한 번 써 보라고 권유했다. 내가 겪은 파란만장한 벨기에 생존기를 글로 적으면 혹시 치매에 결렸을 때 기억을 돌아오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무엇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지금 당장이라고 믿는 나는 주저 없이 브런치에 작가신청을 했다. 감사하게도 얼마 지나지 않은 2024년 12월 14일에 작가승인 메일을 받았다.
정말 이상한 이유(치매대비용)로 연재를 시작한 브런치북 '유교녀 벨기에 생존기'는 브런치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요즘 뜨는 브런치북에도 소개가 되고 오늘의 작가에도 고추장와플이라는 내 필명이 등장했다.
브런치는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어도 별다른 통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우연히 오늘의 작가로 선정된 것을 보고 내가 봐도 너무 신기해서 캡처까지 해 놨다.
다음 메인페이지와 카카오스토리에도 여러 이야기들이 노출되었다.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에 더 신기했다(내 글이 미사여구 없이 하고자 하는 말을 명확하게 전달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인지라 책 읽는 것은 좋아했다. 읽는 것은 좋아했어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사랑을 받을 거라는 생각은 더더욱 하지 못했다.
그런데 기억을 되돌려 아주 오래전을 회상해 보니, 초등학교 백일장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천안 중앙도서관에서 개최한 소중애 아동문학 작가님과의 어린이 글쓰기캠프에 참여한 것도 며칠 전에야 생각이 났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던 어린이였나 보다. 글은 내가 쓰든, 읽든 항상 내 곁에 있었다.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브런치를 통해 글 쓰는 기쁨이 생겼다. 내 머릿속을 유영하던 생각들이 글자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감정과 인상들이 정리되어 하나의 에피소드가 되었다.
해외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누군가를 새로 알아가고 인연을 만들어 가는 것은 어렵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브런치로 내가 나고 자란 고국에 사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글은 마음을 담고 있다. 많은 분들의 글을 읽으며 마음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렇게 브런치 글쓰기는 거의 2년째가 되어간다.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유교녀 벨기에 생존기 브런치북은 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밖으로 나왔다. 한국에 가서 출판사 대표님, 브런치 작가님들과 독자님을 만났다.
신구도서관 재단에서 운영하는 더라이브러리 웹진에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도서관 이야기들이(현재까지 4편) 개제 되었다.
브런치를 통해 글을 수익화하는 경험을 쌓았다.
끊어졌던 내가 나고 자란 소중한 한국과의 다리가 브런치를 통해 이어졌다. 너무나 소중해서 절대로 놓고 싶지 않았던 나의 한국은 이렇게 가까이 내 곁에 있다.
행복한 브런치 생활은 조회수 300,000회 달성이라는 깜짝 선물로 한 번 더 나를 웃음 짓게 했다. 유명 브런치 작가님들은 이 보다 훨씬 많은 조회수를 자랑하겠지만 나에게 300,000회는 꿈같은 숫자다.
게다가 오늘 구독자가 500명이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브런치 생활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게 해 주는 귀중한 역할을 했다. 항상 멀게만 느껴졌던 내가 나고 자란 소중한 한국이 내 곁에 있는 느낌을 주었다. '내가 한국에 계속 살았더라면 아마 절친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가치관과 성향이 비슷한 작가님들도 만나게 되었고 소중한 인연들이 생겨났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지 나는 모른다. 나는 그냥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즐겁게 쓰려고 한다.
브런치를 만나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그래서 브런치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
고마워,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