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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석균 Nov 13. 2017

멤버십 포인트의 비밀

#46. 멤버십 포인트에 숨겨진 넛지 전략

며칠 뒤면 그녀와의 데이트. 데이트를 하려고 하는데 문득 돈이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 평소 멤버십 등을 찾아

다니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할인 제도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는 중, 회원에게 주는 혜택인 '멤버십'

할인 제도를 발견한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멤버십을 통해 할인을 받기로 결정하고, 영화티켓을 무료로 받는

멤버십에 가입하여 영화티켓을 확보(?)한다.


멤버십(Membership), 특정 단체의 구성원임을 입증하는 사실로, 우리는 대부분 특정 회원사의 회원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으로 인식하고 있는 단어다. 이러한 멤버십 제도는 집단 내에 소속된 사람들의 신분이나 

지위를 확인해 주거나 자긍심을 심어주는 용도로 사용되는 일종의 장치이다. 현대에 들어서서, 멤버십 제도는

더 체계화되었고, 이러한 멤버십 제도가 소비자들의 특정 소비를 유도하는 '넛지'로 교묘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멤버십 제도에 숨겨져 있는 넛지 전략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천천히 알아보기로 한다.


멤버십의 진화 : 소속감, 그리고 특정 제품 소비 유도


멤버십 제도는 '소속감 고취'와 깊은 관련이 있다.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한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때, 고객들은 서비스나 제품, 브랜드에 대해 소속감을 가지게 되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A라는 상점에서 물건을 자주 구매한다고 가정해 보자. 어느 날 A라는 상점이

당신이 물건을 구매할 때 사은품을 제공하거나 구매금의 일부를 쿠폰이나 적립금으로 제공한다면 당신은

A라는 상점을 이용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똑같은 가격이라면 내가 사용했던 것을 유지하려는 현상유지

편향이 발동하며,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멤버십제도는 특정 제품을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만약 멤버십에서 제공하는

특정한 할인제도가 있다면, 멤버십을 소유한 고객들이 특정 제품을 많이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A라는 통신사에서 '멤버십 포인트로 S커피를 소비할 수 있다'고 할 때, 멤버십을 소유한 고객들은 다른

선택지보다 S커피를 소비할 확률이 다른 사람보다 높아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멤버십 포인트를 사람들이 '사용'해야, 멤버십 포인트가 가지고 있는 당위성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하게 만들어야 하는 심리를 사람들에게 부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멤버십 포인트를 소비하도록 하기 위해 기업은 어떤 전략을 선택하는가?



등급제 ; 높은 곳으로 가고 싶음

우선 멤버십 제도에는 '등급제'가 존재한다. 즉, 구매 횟수나 구매액에 따라 차등적으로 멤버십 내 고객을

구분짓는 것이다. 그렇다면 등급제가 소비의 측면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는 간단하다.

고객 혜택을 받기 위해 특정 금액이나 특정 구매횟수를 충족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멤버십 제도는 상대적 제도가 아니다. 즉, 누군가 더 많이 구매하게 된다고 해서 당신의 순위나 등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만일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이 10만 명이라면, 이 10만 명의 대부분이 VIP일

가능성도 있으며, 이들 중 어느 누구도 VIP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 구매 횟수에 등급을 두게

되면, 사람의 본능적인 특성상 더 많은 인센티브를 얻고 싶어하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르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그들은 소비를 통해 그 욕망을 충족한다. 결국 등급제는 사람의 본능적인 욕구를 이용해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요구되는 조건을 충족시키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기업은 사람들의 본능을

자극하기 위해 높은 등급의 색깔을 '금색'이나 '다이아몬드색'으로 설정하고, VIP나 Gold라는 고급스러운

단어를 활용하여 흥미를 가지도록 한다.



포인트 지급 ; 대량의 포인트를 한 번에 지급하는 이유 

멤버십 포인트에 주목해 보자. 실제로 우리는 멤버십 포인트의 59.4%를 다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기업은 왜 우리에게 사용하지도 못하는 포인트를 이렇게 많이 지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무료로 더 많은 금액(혹은 포인트)을 제공할수록 그것을 최대한 많이 소비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많은 금액을 '무료로' 받았을 때, 무료로 받은 금액을

'인센티브'라고 판단하여 최대한 많이 소비하려고 하며, 액수가 커질수록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줄어들어

사람들이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어느 날 어떤 기업에서 상품권을 무료로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A : 1만원짜리 쿠폰

B : 10만원짜리 쿠폰


A와 B에게 12만원짜리 가방을 구매하라고 가정할 때, 둘 중에서 어느 누가 가방을 구매할 확률이 높을까?

바로 B이다. B는 쿠폰을 받은 순간 '2만원만 내면 되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12만원짜리 물건을

구매하는 데 더 주저 없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결국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사람들이 인센티브에

맞춰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멤버십 포인트는 우리가 실제로 소비하는 금액보다

더 많이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해야 더 많이 소비하기 때문이다!



시간 제한 ; 희소성 부여하기

멤버십 포인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사용 기한'이 있다는 것이다. 왜 사용 기한이 있는 것인가?


제한 시간은 '희소성의 원리' 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으로,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이를 충족할 

시간과 돈이 없기 때문에 욕망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을 강조하면서 소비를 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두 가지 쿠폰이 있다. 당신이 둘 중 하나의 쿠폰을 선택한다고 가정했을 때, 당신은 어떤

쿠폰을 선택하겠는가?


A : 10,000원 쿠폰 - 만료기한 없음

B : 10,000원 쿠폰 - 오늘까지 만료


당신은 두 가지 중 소비를 해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대부분의 사람이 B를 선택했다. 혜택이

똑같음에도 불구하고 B를 선택한 이유는 '오늘까지 만료', 즉 시간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B를 선택하는

이유는, B라는 화폐(쿠폰)의 가치가 다음 날 소멸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인센티브를 받았다

할지라도 사람들은 조바심이 생길 것이며, 이에 따라 이것을 소멸시키기보다는 이것을 사용하여 효용을

얻으려고 하는 심리가 발동되는 것이다. 멤버십 포인트에 사용 제한을 두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러한

부분에 있다. 소비를 해야 한다면, 언제든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기에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었을 때 특정 제품을 소비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멤버십 포인트는 인센티브라기보다는 '소비'다

멤버십 포인트는 이처럼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활용하여 포인트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특성이 있다.

그들이 멤버십 포인트를 통해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이유는 제품을 싸게 구입하라는 기업의

혜택 측면도 있지만, 소비를 할 때 부담을 덜어 줌으로써 해당 제품을 더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소비

촉매제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만약 당신이 4,500원의 제품을 무료로 얻었다면, 그냥 갈 수도 있지만

당신은 그 곳에서 다른 제품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 이유는 대략 두 가지다. 어차피 온 이상 여기서

더 사고 가자라는 심리, 어느 정도의 돈을 아꼈으니 다른 부분에 더 투자해도 되겠지? 라는 심리이다.

결국 인센티브를 통해 또 다른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멤버십 포인트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이다.

기업은 우리에게 무작정 혜택을 줄 만큼 착하지 않다. 그 점을 기억하자.




멤버십을 통해 다양한 혜택을 받는 부분을 이용한다면 효과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혜택의 근본과 본질적인 정신이 어디에 있는지 깨닫는다면, 당신의 소비는

조금 더 합리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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