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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코더 Jul 08. 2021

나무에서 시작된 데이터센터(IDC)

나무에서, 데이터센터까지

*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해당 브런치에 남김 글은 초고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해당 "오늘부터 IT를 시작합니다."로 출간하였습니다!!

구매하여서 완성된 글을 종이책의 정감과 편안함으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1417594


IDC? DC? DC코믹스?



IDC? 단어부터 생소합니다. 슈퍼맨, 배트맨 시리즈를 그려낸 'DC 코믹스'는 알겠는데, IDC는 좀처럼 연상되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또 헷갈리게 '데이터센터'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옛날 분들은 서버실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대략적으로 서버가 모여 있는 공간을 그렇게 부른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IDC는 1999년 논현동에 설립된 LG데이콤의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입니다. IDC의 약자는 'Internet Data Center'입니다. 통신업체의 데이터 센터는 트래픽을 많이 사용하게 되어서 이를 통상적으로 'IDC'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 외에 장소들은 '데이터센터'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데이터 센터들이 트래픽을 사용하는 인터넷망이 연결되어 있게 되었고, 두 단어의 사용의 경계점은 점점 모호해졌습니다. 그래서 좀 더 전문적으로 보이고 싶을 때는 IDC라는 단어로, 보편적인 표현으로는 데이터센터로, 연식이 오래된 개발자는 서버실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이테



여기 한 아름쯤 되어 보이는 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이 나무의 나이는 약 60세 정도입니다. 길가에 흔하게 보이는 은행나무도 평균적으로 약 100년 이상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캘리포니아 인요 국유림(Inyo National Forest)에 있는 '므두셀라' 나무입니다. 추정되는 나이는 무려 4,847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더스 문명, 황하문명 시작되던 무렵에 심어져 오늘날까지 이르렀습니다. 


 일 년에 한 번 나무는 '나이테'를 기록합니다. 나무는 사계절을 지나면서 한 줄의 나이테를 만들어 냅니다. 자신이 살아온 한 해를 몸속에 주름이란 기록으로 남깁니다. 나무의 성장은 봄과 여름에는 활발하지만, 가을과 겨울에는 느려지면서 급격히 감소하면서, 성장의 기록이 옅은 색 진한 색이 차례대로 새겨져서 만들어진 주름입니다. 이 기록은 시간뿐만 아니라 과거의 기후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는 간격이 촘촘하고, 햇살이 풍부한 날씨에는 간격이 넓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화산 폭발이나, 천재지변 같은 사건들까지 알 수 있는 데이터가 담긴 숲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저장한 자연 속 '서버'입니다.




한국 최초의 서버도 나무?



한국 최초의 데이터센터는 더 오래전에 존재했습니다. 바로 '해인사(陜川 海印寺)'입니다. 이곳은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700년 전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하기 위해 나무를 깎아 글자를 새겨서 내려오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 내용은 완벽히 보관되어 있고, 오래전 기록된 데이터를 확인 가능한 상태로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서버처럼 전기와 하드디스크를 이용한 보관 방식이 아닌, 수동 방식이지만 서버가 데이터를 보존하고, 꺼내볼 수 있는 재료를 나무를 활용해 보관했던 한국 최초의 서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가장 큰 IDC는 어디에 있을까요? 강원도로 가보겠습니다. 춘천시 동면 만천리 구봉산(九峰山) 자락에는 12만 대의 서버가 모여 있습니다. 바로 한국 최대의 데이터센터 '각'이 설립되어 있습니다. 2013년 네이버가 건설한 이곳은 연평균 온도가 11.1℃이며, 여름철 평균온도는 25℃ 이하로 유지되는 서늘한 곳으로 데이터 센터가 운영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각'이란 이름은 팔만대장경을 지켜온 대장경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숲과 나무에서 시작된 나이테라는 기억이 이제는 데이터센터와 서버의 디지털 코드가 되어서 이어져 내려온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IDC가 필요한 이유!


서버를 모아두면 IDC가 됩니다. 그리고 서버는 컴퓨터입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일반 데스크톱 PC도 서버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서버에 사용되는 컴퓨터가 만들어지면서 서버에는 '서버 컴퓨터'를 사용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 홈페이지를 운영할 때 사용하지 않은 컴퓨터를 세팅하여 서버로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심심하면 고장 나거나, 재부팅되는 바람에 IDC로 옮겨와서 사용 중에 있습니다. 사용자 수가 적었던 인터넷 초창기에는 거대한 컴퓨터를 한 대 사놓고 적절한 곳에 구동시켜놓고 운영하였습니다. 닷컴 버블 시대를 맞이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규모가 커지면서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서버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사람들은 안정적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싶어 했습니다. 전문가 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컴퓨터를 한 공간에 모아 두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자!" 그래서 건물을 짓고 서버를 모으고, 이를 운영하는 인력을 고용하면서 IDC라는 개념이 탄생합니다. 



'IDC'라는 호텔

호캉스는 호텔과 바캉스가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복잡한 관광지로 떠나지 않고, 호텔을 여행지로 삼아 보내는 방법을 말합니다. 호텔에 장점은 모든 걸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측면입니다. 방이 더러워지면 청소도 해주고, 잘 차려진 뷔페를 먹을 수도 있고, 관리비를 내지 않아도 물과 전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은 다소 비싼 편입니다. 그런데 이런 호텔 서비스와 닮아 있는 곳이 바로 데이터센터입니다. 


IDC는 서버 컴퓨터의 호텔입니다. 그리고 최고의 호텔리어입니다. 서비스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되도록 전문가들이 상시로 대기하기 때문입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낮게 유지하도록 하고, 전기가 차단되면 보조 전력을 가동해. 입주자들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데이터라는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바이러스와 해커의 침입을 차단하기도 합니다.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한 곳에 만들어지고, 내진설계와 화재 초기 진압 등 재난 방어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그렇게 서버라는 손님들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으면서 안전하게 웹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비싼 호텔입니다.



다중화?

 

나무 한 그루와 데이터센터가 가장 큰 차이점은 아마도, 다중화입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는 나무보다는 어쩌면 숲이 좀 더 올바른 비유 압니다. 숲 속에 일어난 사건들은 여러 나무가 동시에 나이테에 기록을 합니다. 하지만 나무 하나가 메말라 버린다고 하여도, 다른 나무의 나이테는 여전히 숲 속의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가지고 있는 전 세계의 서버 대수는 약 250만 대 이상이라고 합니다. 전 대륙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여 운영 중입니다. 이렇게까지 IDC를 운영하는 이유는 서비스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다중화'라는 방식입니다. 만약에 특정 지역의  IDC 깜쪽같이 사라져도, 구글의 서비스는 멈추지 않습니다. 나머지 IDC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컴퓨터의 데이터를 동시에 보관하여 데이터의 안정성을 확보해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서버라는 숲 속에 살아갑니다.


나무는 인간이 호흡할 수 있도록 산소를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자원을 제공합니다. 비행기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푸른 나무들이 듬성듬성 알맞은 자리에 자라나 있습니다. 그리고 나무 틈 사이에 도시들이 끼여져 있다가, 거대한 숲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결국 인간이 만든 도시도 거대한 자연 속에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엄지손가락 하나로 서버에 접속합니다. 하루라도 SNS와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서버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기처럼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자원이 되었고, 어쩌면 서버라는 거대한 IT 자연 가운데 인간은 끼여져 있는 한 명의 사용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날마다 땅을 딛고 살아가듯 우리는 서버라는 보이지 않는 연결된 고리를 붙들며 살아갑니다.





* 참조자료

-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부키

- <Data Center Fundamentals>, Cisco Press 

- <네이버 데이터 센터 각 홈페이지>, datacenter.navercorp.com

- <구글 클라우도 공식 홈페이지>, cloud.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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