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쇄를 찍다
평범한 월요일 기분 좋은 메일이 날아들었다. 3번째 종이책으로 한빛미디어에서 출간한 "오늘부터 IT를 시작합니다."가 재고가 소진되어서 2쇄를 출간해야 한다는 메일이다. 그렇다 작가라면 꼭 듣고 싶은 바로 그 '중쇄'소식이다. '중쇄'란 처음 인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되었다는 말이다. 재고가 바닥났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일정 부수를 인쇄하여 새롭게 책을 찍는다는 소리다. 초판이 모두 소진되었다는 건 책이 잘 나름 잘 팔렸다는 증거다.
중쇄가 되면 무엇이 좋을까? 그렇다. 저작권료가 들어온다. 중쇄 되었기 때문에 그만큼 찍어낸 부수의 일정 금액이 작가에게 돌아간다. 중쇄가 되면 책을 한 권 더 출판하는 것처럼 인세비가 들어온다. 현재 필자는 4권의 종이책을 출판해 4번의 인세를 벌었다. 하지만 잘 나가는 한 권의 책을 출판한 작가가 4쇄를 찍었다면 필자와 비슷한 인세를 번 것이다. 그러므로 한 번의 중쇄는 한 권의 책을 내는 것만큼 인세비가 들어온다.
판매부수만큼 많인 독자들이 내가 쓴 부족한 책을 읽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2쇄로 만들어진 책들이 더 많은 독자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기특하기도 하다. 만약 단 한 사람이라도 나의 책으로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을 것이다.
출판사에게는 중쇄는 매출의 증대이다. 중쇄는 또 다른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귀중한 책을 출판할 수 있게 도와준 출판사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중쇄가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책들은 중쇄를 찍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쇄를 찍지 못하면 나쁜 책인가?라는 의문에 나는 이렇게 답한다.
벼랑 끝 한 사람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꾼 책이라면
100쇄를 찍은 책 보다 값진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