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하의 부캐 이야기- 비들 아시아 앰배서더 편(1)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의 창시자, 최연소 억만장자, 블록체인 계의 빌 게이츠, 천재 프로그래머 등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사람이다.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에서 비탈릭 부테린의 말 한마디는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한다.
2018년부터 가상자산/블록체인을 취재했다지만 비탈릭 부테린을 실제로 보기란 어려웠다. 그도 그럴 것이 2018~2019년 때는 회사에서 블록체인 관련 해외 출장은 보내주지 않았고 제대로 블록체인 취재를 시작한 2021년은 이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된 후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블록체인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5년 만에 비탈릭 부테린을 실제로 보게 됐다. 바로 2022년 8월 비들 아시아 2022(BUIDL ASIA 2022) 행사의 기조 강연에 비탈릭 부테린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원격 회의가 아닌 실물로 무대에 등장했다.
시작 시간보다 한 시간 반 정도 일찍 도착했고, 나름대로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부테린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기조 강연을 기다리는 모습, 행사 시작 전 니어 프로토콜의 창시자 일리야 폴로수킨과 사담을 나누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때 내가 떠올린 생각은 단 하나였다. "혹시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홀로그램은 아닐까?". 그 정도로 비탈릭 부테린이 한국에 와있다는 게 실감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생각지도 못해본 상황에 놓이면 별의별 상상을 다 하게 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아쉽게도 비탈릭 부테린과 단독 인터뷰를 할 수는 없었지만 그 외에 비들 아시아에 참석한 가상자산 업계 유명 인사들과 인터뷰를 통해 교류할 수 있었다. 니어 프로토콜(NEAR)의 창시자 "일리야 폴로수킨", 코스모스 생태계의 웹 어셈블리 '코즘와즘(Cosmwasm)'의 창시자 "에단 프레이", 스타크웨어의 창시자 "일리야 벤 사손", 오리진 프로토콜 공동창립자 "조쉬 프레이저", 코스모스 생태계의 NFT 허브 '스타게이즈'의 창시자 "셰인 비타라나" 등을 직접 만났다.
사실 그중 몇몇 인사들과는 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 우선 "에단 프레이"와는 인터뷰 이후에도 또 한 번 만났다. 비들 아시아 행사 기간 중에 열린 '코스모스 쿨 파티'에서 에단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며 "사진 한 번 찍자"고 요청했는데 마침 싸이의 <강남스타일> 음악이 흘러나와 둘 다 흥에 겨워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혔다.
오리진 프로토콜의 공동 창업자 "조쉬"와도 우스운 일이 있었다. 비들 아시아 2022 행사 기간 중 <스테이블 코인의 미래: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의 세션을 기사로 내보내고 저녁 약속 장소로 가는 길이었다. 트위터를 켰는데 한 외국인으로부터 친구 추가 요청이 와있었다. Josh Fraser. 왠지 익숙한 이름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바로 좀 전에 마감한 기사에 등장한 이름이었다!
내가 집중해서 들은 세션의 토론자가 토론이 끝나자마자 내게 친구 추가 요청을 보낸 것이다.
처음엔 허위 계정인가 싶었다. 왜냐하면 그때 조쉬의 트위터 계정에는 공식 인증 마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생겼다.) 그렇지만 친구를 받는다고 해서 별 문제될 건 없으니 일단 받았다. 그랬더니 메시지가 왔다. "비들 아시아 행사 기간 중 커피챗을 하자"는 것이었다. 앗, 이젠 좀 무서운데? 그래도 기자는 일단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니 약속 장소를 잡았다.
이후 또 다른 메시지가 왔다. "안녕하세요! 내일 조쉬 대표님 뵙기로 하셨다고 해서 연락드렸습니다". 자신을 오리진 프로토콜의 CM이라고 밝힌 분(클레어)이 한국어로 말을 걸어오자 그제야 안심이 됐다. 클레어를 믿고 약속 장소에 나갔고 가짜가 아닌 실제의 조쉬를 만나 (영어로) 수다도 떨었다.
조쉬와의 인연은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 비들 아시아 행사가 끝난 후, 클레어와 번개로 만나 수다를 떨다가 조쉬가 한국 사람들을 미팅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마침 미팅 대상 중 한 분이 업계에서 꽤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민폐지만) 대뜸 그 미팅에 따라갔다. 다행히 조쉬는 쿨하게 반겨줬다.
문제는 그날 다른 프로젝트(1인치)가 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미팅이 시작되기 전에 조쉬와 얘기를 나누다가 티셔츠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그랬더니 조쉬가 "우리의 굿즈를 보내주겠다"라고 말했다. 에이, 농담이겠지. 그런데 그것이 진짜로 일어났다. 조쉬가 직접 내게 트위터로 집 주소를 물어보더니 오리진 프로토콜 로고가 새겨진 컵과 에코백, 티셔츠를 보내줬다! (지금도 매우 잘 쓰고 있다.)
비들 아시아 기간 중 친해진 외국인 친구가 선물을 주는 일도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스타게이즈의 홍보 담당자 루완(Ruwan)이었는데 참 성격이 좋았다. 내가 출장 때문에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 가본 적이 있다"라고 하자 본인의 고향이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이라면서, 나중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스타게이즈 대표 셰인의 인터뷰가 끝나자 깜짝 선물을 줬다. 버터컵 초콜릿과 꿀 등이었다. 그 꿀은 우리나라 꿀보다도 향이 강해서 무척 내 스타일이었다. (아직도 아껴먹고 있다.)
이처럼 비들 아시아는 한국에서 열렸음에도 외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행사였다. 사실 6월 말부터 슬럼프에 빠졌던 내게 비들 아시아는 다시금 블록체인 업계의 열기에 취할 수 있게 하는 계기였다. 비들 아시아가 안겨 준 8월의 열기가 식은 후인 2022년 하반기는 어느 때보다도 쓸쓸했다.
그렇지만 올해도 비들 아시아는 돌아온다. 이번에는 6월 7일부터 8일까지, 초여름의 선선함을 안고 찾아올 예정이다. 올해 비들 아시아에서는 어떤 사람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이번 비들 아시아 2023에 대한 내용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다.
-비들 공식 홈페이지: https://www.buidl.asia/
-비들 공식 트위터: https://twitter.com/buidl_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