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초기자금은 얼마가 적절한가?
월에 한번 이상은 세미나에 연사로 참여하곤한다.
청중 분들은 대부분 스타트업 대표님 및 관계자 분들이다.
프로덕트 중심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비즈니스 모델부터 사업계획적인 관점의 내용이 많다보니 가끔 아래와 같은 질문들 듣곤한다.
스타트업의 초기자금은 얼마정도가 적당한가요?
10번이 넘는 창업을 하며 충분히 답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답을 하기가 너무 어렵다.
-초기란 언제까지인가?
-적당하다란 어떤 결과를 기대한 표현인가?
-스타트업의 범위는 어떻게 규정하는가?
-분야별 통계를 낼 수 있는가?(평균을 구한다고 할지언정 의미있는 통찰을 주는가?)
위와같은 수 많은 질문들이 머리속을 떠다녀 일반적인 답변으로 무마하고 세미나가 끝나고난 뒤 후회했던게 생각난다. 아마 이 글을 당시 짧은 식견에 제대로된 답을 하지 못한 나에 대한 자괴감과 속죄의 발현일 것이다.
지금이나마 질문을 해주신 당시 대표님께 해당 글을 작성해 전달드릴 예정이다.
일단, 질문에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아래 2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초기자금은 1~2년내에 스타트업 성장 및 비즈니스 모델 검증에 필요한 자금일 것
숫자를 제시하겠지만 필자의 경험상의 평균의 기준이고, 사실상의 통찰은 금액 그 자체보다 그 비율과 관점에 있다는 것
전제를 하고나니 답변을 하기가 한결 수월해진 느낌이 든다.
우선 현실적인 스타트업의 자본조달 가능금액을 추산해본다.
1. 자기자본 5,000만원(이라 가정하지만 편차가 크다..)
2. 정부지원금 5,000만원
3. 기술보증기금(또는 신용보증기금) 10,000만원
4. 중기부 융자 5,000만원
5. 투자 10,000만원
물론 위 금액은 기업별로 차이가 있지만 필자가 직, 간접 경험한 자본조달처 별 평균 금액을 나열해봤다.
위 금액을 가장 잘 조달한 경우 3억 5천만원 정도의 자본조달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해당 금액을 보수적으로 산정해보건데 약 절반정도 수준인 2억원 내외라고 가정해 보겠다.
자, 그럼 2억을 어디에 얼마나 쓸 것인가?
산업별, 비즈니스 모델별 변수를 제외하고 통상적으로 초기 스타트업이 사용하는 예산을 나열해보자면
프로덕트 제작(상품 개발 포함)
마케팅
임직원 급여
정도로 볼 수 있다.
물론 외주비, 지급수수료, 복지, 교육, 기계장치 구입비 등의 비용도 있겠지만 이는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있거나 초기 스타트업은 열악한 환경에서 레버리지로 끌고나간다고 가정하고 제외해본다.
위 3개의 항목 중 임직원 급여는 그나마 변수가 적으니 미리 산정해보면
"임직원 급여"는 2~3명 내로 가정하고 300만원 평균 월급을 추산하면 1년 기준 약 1억(900만원 x 12개월)으로 본다.
그렇다면 "프로덕트 제작"과 "마케팅" 비용의 남은 예산은 약 1억원 정도이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부터 본론이다.
정말 많은 전제와 억지스러운 경험 통계를 기준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프로덕트 제작", "마케팅"의 비용을 평균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정말이지 무리가 있다.
필자가 제시하는 관점은 평균적인 금액을 추산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예산을 활용하는 것이 스타트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느냐"
이다.
약 1억의 예산을 프로덕트 제작과 마케팅으로 배정하는 일은 크게 2가지 선택지가 있다.
얼핏 이해하면 그저 예산을 3번으로 나누어 쓰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생존의 관점에서 본다면 굉장히 큰 결과적 차이가 있다.
필자가 지금까지 프로덕트 제작에 참여하거나 사업에 참여해온 스타트업의 대부분의 실패는
만들었는데 아무도 구매(이용)하지 않아요
에 있었다.
실제로
위 CBinsights의 자료를 보면 대부분이 시장의 니즈가 없어서 스타트업이 실패한다고 분석하고있다.
2위인 Ran Out of Cash도 시장의 니즈가 없는 결과로 캐시번을 버티지 못해 스타트업이 망하는 결과적인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할 수 있는 관점으로 시장에 침투해야 시장의 니즈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2022년 10조가 넘는 투자 집행으로 정점이었던 스타트업 투자 호황기에서 50% 이상 투자 집행금액이 감소하는데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스타트업은 현재 살아남기 너무 어렵다.
시장 내에서 스타트업이 대기업이 창출할 수 없는 시장기회를 포착하고 개척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기조이지만, 아직도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제도적인 지원과 기회가 부족한 실정에 있다고 느낀다.
시장환경에 관계 없이 스타트업이 제시하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작은 시도를 여러번 할 수 있는 예산배정과 기업문화, 관점 등이 필연적으로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작은 예산으로 여러번의 시도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파생되지만 제목에서 언급한 범주안에서 글을 마무리하고 다음 글에서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한다.
잠재력을 가지고 좋은 시장기회를 노리고 있는 스타트업이 꼭 이런 관점으로 더 많은 시도 속에 생존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