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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파파 Jul 11. 2022

[일상] 난리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Leica Q, 1/4000s, F2.8,  ISO 100, 28mm  / 용인시 수지구 중앙예닮학교 /



난리다.

소설 '장마'의 구렁이를 만난 아이들의 모습이 이러했을까


일주일을 기숙사에 살며

눈앞에 보이는 네온 가득한 상가를 보며

군침만 흘리는 무료한 아이들에게


갑자기 나타난 교실의 벌 한 마리는 그야말로

흥분하고 떠들기 좋은 소재다.


어딘가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 벌은 먼저 건들지 않으면 절대 쏘지 않는다 -


"흥분하지들 말고 하던 거 해라.  그냥 두면 알아서 나간다."


한창 방황하던 벌은 아직은 살아남을 운명이었는지

아니면 운이 좋았는지... 여러 번의 헤딩 끝에 열린 창으로 자유를 얻었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인간의 손가락보다 작은 벌에게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크고 무섭겠는가

거기에 더해 손에 잡히는 거 아무거나 들고 자기에게 흥분해서 덤비는 인간에게

벌은 살기를 각오하고 죽기로 싸우는 것이다.


인간이건 벌이건 간에

먼저 건들지 않으면 싸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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