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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린 Feb 28. 2020

나의 갤럭시 S20 - 갤럭시S20으로 바꾼 이야기






일주일 전쯤. 갤럭시 S20 예약 판매 광고들을 보며 내 마음은 복잡했다. 그때까지 내가 쓰던 핸드폰은 갤럭시 노트9(내속에서 이건 노트 나인으로 읽었다)이었다. 최신형이라면 최신형인 노트9을 쓰고 있으니 갤럭시 S20(하지만 이건 에스이십이라고 읽었다-_-;)을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 머리로는 알았다. 하지만 또 마음 저 밑바닥에서는 갤노트9을 쓸 때마다 단점을 툴툴댔다. 분명 살 때만 해도 노트 펜이 편리하다느니, 노트 펜으로 리모컨처럼 카메라 촬영을 할 수 있다느니 신나했지만, 지금은 펜을 전혀 쓰지 않았으며 노트9의 커다란 크기는 내 손목을 아프게 했다. 실제로 침대에서 누워서 핸드폰 하다가 손목 나가서 정형외과에 다녀오기도 했고. -_-; 바보같은 인간 같으니라고...


사실 다른 건 제쳐두더라도, 무엇보다도 노트9의 카메라가 문제였다. 카메라 성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외계인을 고문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뛰어난 삼성의 기술력으로 만든 카메라에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만약에 문제가 있더라도 외계인의 고문이 부족한 거라며 나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갤럭시 노트9 사이에는 다른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카메라의 위치였다. -_-











출처:삼성 공홈



평소에 핸드폰을 어떻게 잡는 편인가? 핸드폰마다 다르지만, 나는 갤노트9를 잡을 때면 오른손으로 엄지, 검지, 중지로 3자를 만들고 약지와 소지로 핸드폰 옆을 잡았다.


설명을 위한 급한 낙서.





대충 그려보자면 이런 식이다. 평소에 이런 식으로 잡다보니까 카메라를 세, 네 번째 손가락 지문으로 나도 모르게 가릴 때가 참 많았다. -_-;;; 그래서 그런지 내 갤노트9 카메라는 언제나 렌즈가 뿌옜다. 사진을 찍어도 80%의 비율로 뿌연 사진이 나왔다. 언젠가는 오빠가 '네 핸드폰 카메라가 이상하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처음에는 카메라가 고장났나? 라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닦으면 깨끗히 나왔다. -_-;;; 하지만 나도 모르게 핸드폰을 쥐고 폰질을 좀 하다보면......... 또다시 뿌옇게ㅠㅠ 물론 사진을 찍을 때마다 렌즈를 닦으면 참 좋겠지만 내가 언제나 안경닦기를 들고다닐 수도 없었다. 나는 그렇게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었다.


장점도 있었다. 카메라 바로 밑에 지문인식 센서가 있었는데, 삼성패스나 결제를 할 때 지문인식하기 아주 편했다. 하지만... 하지만... 현대의 스마트폰에서 카메라는 꽤나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ㅠㅠ 그 커다란 비중이 계속 뿌연 상태라는 건 약간 크리티컬했다. 나처럼 인스타, 블로그, 트위터로 인생을 실컷 낭비하는 SNS 낭인에게는 더더욱 그러했다. ㅠㅠ 갤럭시노트9의 디자이너를 살짝 원망했으나 그가 5천만이 넘는 국민들의 손크기를 모두 감안할 수 없다는 것도 이해했다.


폰을 바꿀 수 밖에 없었던 시시한 사연에 또 하나의 이유를 추가하자면, 삼성페이의 교통카드 기능도 이상했다고 주장하고 싶다. 아참, 그거 아나? 티머니는 30일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일시 정지 처리가 된다는 것. 교토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돌아왔을 때 삼성페이 티머니가 되지 않아 매우 당황했고, 문의한 결과 30일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정지 처리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지 처리는 전화로 해결할 수 있었으나, 이상하게도 그 이후부터 핸드폰의 교통 카드기능과 삼성페이가 조금 맛이 가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교통카드를 찍으려고 하면 자주 에러가 떴고, 삼성 페이도 말을 잘 듣지 않았으니까.



어쨌든 이러저러한 이유로 노트9에 불만이 차곡차곡 쌓여갔고, s20의 예약판매 광고를 보는 순간 장비병 중기인 나는 가슴이 설레고 말았다. 그래, 이참에 바꿔버려야지. 후후.


이번에는 갤럭시 S20, S20+, S20 울트라라는 세 가지 모델이 나왔는데, S20 울트라가 100배 줌으로 주목을 모으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100배 줌은 나같은 SNS용 이쁜 사진만을 추구하는 인간에게는 필요없는 기능이었다. S20+와 S20 중에서는 S20+가 노트9과 같은 크기라는 것을 알고나서 S20을 가볍게 선택할 수 있었다. 노트9이 크고 무거운 것도 바꾸는 이유 중 하나였으니까. 실제로 노트9을 들다가 S20을 쥐니 훨씬 그립감이 뛰어났고 가벼웠다. S20+와 S20은 카메라의 TOF 센서 어쩌구로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 나는 일단 노트9보다 카메라(의 위치)가 좋기만 하면 되었기에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늘 핸드폰을 바꾸던 공식 대리점에 가서 S20 예약판매와 함께 요금을 문의했다. 요금을 이것저것 적용하고 계산해보고, 지금보다 요금제를 조금 낮추니... 어라? 새거로 바꾸면 지금 요금보다 매월 5천원이 절약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_-;;; 이게 무슨 일이지... 물론 요금제를 조금 낮추긴 했으나, 지난번 꺼는 그냥 LTE+였고 이번꺼는 5G 요금제였다. 어찌되었든 기존보다 조금 낮춘 요금제로도 충분해보였다.(난 방구석에서 일본어 번역만 하느라 남들보다 집에서 많이 안나가는 편이니까) 폰을 새로 바꾸면 한 달의 통신 요금이 5천원이나 할인된다는 사실에 (요금제를 낮췄다는 생각은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렸다) 깜짝 놀라버렸고, 이러한 요금 할인은 빨리 갤럭시 S20을 예약하라는 신호같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낼름 갤럭시 S20을 예약했다. 사전 예약하면 갤럭시 버즈+랑 갤럭시 홈미니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개이득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26일. 대리점으로부터 갤럭시 S20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당장 그날 S20을 찾으러 가기엔 내겐 밀려있는 번역일이 많았고, 밖은 코로나로 위험했다. ㅠㅠ(코로나 빨리 진정돼라 ㅠㅠ) 게다가 나는 물건을결제한 뒤에는 결제하기 전보다 물건에 대한 관심도와 흥미가 60% 가량 떨어져버리는 이상한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음날 핸드폰을 받아도 될 거 같았다. 그래서 그날은 일을 처리하고, 그 다음날인 27일에 택시를 타고 신속하게 대리점을 방문하여 갤럭시 S20을 받았다. 갤럭시 노트9에서 S20으로 데이터와 여러가지를 옮기고, 갤럭시버즈+등의 사은품을 신청한 뒤에 집으로 왔다. 다음주에 갤럭시버즈+를 또 찾으러 가야하는게 벌써부터 귀찮지만 지금쓰는 샤오미 QCY보다는 좋을 거란 기대감으로 스스로의 귀찮음을 달래본다.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온 갤럭시S20. 다행이도 갤럭시 S20은 세 손가락이 카메라를 가리지 않았다. 이제 뿌연 카메라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될 수 있는 걸까? 남들은 핸드폰 사면 사진부터 찍어본다는데, 나는 어제 하루종일 일하고+갖고놀고+설정하다가 하루가 지난 오늘 오후에야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 때문에 바꾼 거 아니었어?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 아침, 차를 마시면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이것이 바로 나의 갤럭시 S20으로 찍어본 첫 사진이다. 라이브 포커스 기능을 사용했으며 기본 필터 중에 괜찮은 것을 선택해서 적용해보았다. 마찬가지로 얼마 전에 구입한 킨토(KINTO)의 티팟과 찻잔이 영롱하게 나왔다. 이 사진을 인스타(@godivae-참고로 이 인스타에는 내 자랑밖에 없다)에 올리며 갤s20이 좋다고 이야기하자,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의 예상치 못한 리액션을 얻을 수 있었다. 모두들 카메라가 존나 짱이라고 했다. 후후. 예대 다닐 때 필카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고 암실에서 몇날 며칠 직접 사진 현상을 하며 공부하긴 했지만 고생한 보람이 전혀 없이 그때도 지금도 나는 사진을 매우 못찍는 편인데, 나의 더러운 사진 실력을 갤S20이 보완해주는 거 같아서 기뻤다. 역시 사진은 장비빨인 거 같다.









그리고 이것이 두 번째 사진이다. 차돌짬뽕. 실제 차돌짬뽕보다 더 맛있게 나와서 놀랬다. 차돌짬뽕은 맛있었고, 양이 많았고, 푸짐했다. 맛있는 차돌짬뽕...








구매하기 전에 아주 살짝, 아이폰으로 갈아탈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아이폰7+에서 노트9으로 넘어가면서, 이메일과 핸드폰 내의 파일 관리가 아이폰보다는 갤럭시가 훨씬 더 간편하다는 걸 느꼈다. 나같은 프리랜서 번역가는 급할 번역 건이 올 경우, 네이버 메일이나 지메일의 첨부파일을 핸드폰으로 바로 다운받아 열어서 확인해야 할 때도 있는데, 아이폰보다는 갤럭시가 그 작업이 간편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삼성페이와 삼성패스의 편리함은 비밀번호 찾기 지옥에서 나를 구제해주었기 때문에 계속 갤럭시를 선택했고, 카메라의 멋진 사진을 확인한 뒤에는 아이폰으로 갈껄 그랬나, 아이폰 KANJI가 있는데...라는 후회가 거의 사라졌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갤S20에는 이어폰 잭이 사라졌다. '아니 아직도 이어폰 잭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구세대라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대리점 매니저님에게 여쭈어보니 갤S20도 C타입 이어폰을 사용하면 유선으로 이어폰을 이용할 수 있다고는 말씀하셨다. 물론 삼성이나 애플은 모두가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미래의 세상을 염두하고 이어폰 잭을 없앤 거겠지만 충전과 음악듣기를 동시에 못하는 건 좀 불편하다. 물론 애플과 삼성은 이 또한 '무선 충전을 하세요'를 염두해 두었겠지만... 가만히 폰을 놓아두는 게 조금 불편해! 그게 그 닉김이 아니라구!... 라고 외치고 싶다. 그래, 그냥 내가 무선 충전과 블루투스 이어폰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겠지. 갤노트9때 사은품으로 받은 무선충전 트레이도 먼지만 쌓여있는데 다시 노력해봐야겠다.



아무튼 이렇게 갤S20 화이트는 나의 손으로 들어왔다. 앞으로 더 알찬 폰사진과 함께하는 포스팅을 선보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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