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질문이라는 것은 궁금한 걸 묻고, 알지 못했던 부분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가끔은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확인받고 싶어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모두가 내 마음과 같을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닫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음악
-스텔라 장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2) Stella Jang -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Vanishing Paycheck) Official M/V - YouTube
사연
많은 사람들이 하는 고민 중에 비율로 따지면 ‘돈’ 걱정이 가장 많이 않을까 싶습니다. 금액이 크든 작든 간에 돈 걱정을 대부분 하고 있으니까요.
제 고민의 대부분은 돈만 있으면 해결될 일들이 상당 부분입니다. 그래서 매일 같이 돈 걱정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가끔은 왜 이렇게 ‘돈, 돈 거리며 살고 있을까? 그 많은 돈은 다 어디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기분마저 다운이 됩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가장 쉽다고 한 하도영( 드라마 ‘더 글로리’ 중 박연진의 남편)의 말이 저에게는 돈이 없어서 해결 못하고 있어서 가장 어려운 일이 되어 버리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저는 정말 궁금했습니다.
돈 걱정 없는 사람은 걱정이 있을까? 아니, 무슨 걱정을 할까?
누구에게든 물어보고 싶었는데 속속들이 아는 사람도 없고, 정말 돈 걱정이 없을까 싶어서 친한 사이여도 물어볼 수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친함의 정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의 경우 자신의 재력을 있는 그대로 말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특이한 케이스이기는 하지만 제 주변에 “돈은 아쉽지 않아.”라고 말하는 지인이 있습니다. 인스타나 블로그에는 돈 들인 흔적을 남기며 자랑하라고 판을 깔아준 소셜 미디어의 역할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분입니다. 비싼 밥, 때때로 가는 해외여행, 고가의 아이들 물건, 학원비 영수증, 여자들의 로망인 명품백과 CC를 올려가며 바꾸는 차로 돈 자랑을 하며 알아 달라고 하는 분입니다. 그분의 의도가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없는 사실을 올리는 것도 아니고, 빚을 내서 사치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순순하게 본인의 돈이니까요. 엄밀히 말하면 남편분께서 워커 홀릭이라 열심히 돈을 벌고 계시고, 그분은 열심히 쓰고 계십니다. 돈을 열심히 쓴다는 표현은 그분께서 직접 하신 것입니다.
정말로 부러운 분입니다.
그 언니를 오늘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말을 할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눈 딱 감고 하기로 마음먹고 했습니다.
“언니, 제가 너무 궁금한 게 있어서 그런데요, 제 주변에는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언니한테 물어보는 거예요.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니까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정말 다른 의도는 없어요.”라고 장황하게 설명하고 언니에게도 기분 나빠하지 않기로 약속을 받고 질문을 했습니다.
제 입에서 나온 질문은
“언니, 돈 걱정이 없으면 무슨 걱정해요? 걱정이 있기는 해요?”였습니다.
제 말을 들은 언니는 웃으면서 “난 또, 뭐라고?”하시면서 안심을 하셨습니다.
제가 무슨 질문을 할 거라 생각하신 걸까요?
“뭐, 내가 재벌도 아닌데 이런 질문을 받아도 되나? 근데, 돈 걱정 없어도 걱정은 있어. 우리 남편이 이제 나이가 있으니 앞으로 수입이 줄을 테고, 그 이후에 줄어든 수입으로 살아가야 방법을 찾아야 하니 더 치열하게 고민하지. 뭐 아끼고 산다면 풍족하지는 않을 테지만 죽을 때까지는 살 수 있는 돈이니까. 그래도 사람일은 모르잖아.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그러니 늘 대비하면서 살아야지. 또 애들도 커가고 있으니 뒷바라지 잘해줘야 하고, 애들 경제적인 부분도 생각하면 나도 완전히 돈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야.”
웃으면서 말하는 언니의 모습에서 가진 자의 여유라는 게 이런 건가 싶었습니다.
궁금한 게 해소는 됐는데 마음은 더 답답했습니다. 돈이 많은 건 알았지만 이렇게 말할 정도의 재산이 있는 언니였다는 걸 확인하고 나니 저와는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 같았습니다.
저는 질문을 하면서 뭘 기대한 걸까요? 어떤 대답을 들었어야 궁금증이 해소되고 기분도 좋아졌을지 한참을 생각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제가 간사한 사람이라는 걸 확인했을 뿐입니다.
음악
-부석순 (파이팅 해야지)
(2) BSS (SEVENTEEN) Fighting (feat. Lee Young Ji) Lyrics (부석순 이영지 '파이팅 해야지' 가사) (Color Coded Lyrics) - YouTube
클로징
각자의 걱정과 고민이 있을 테지만 그 크기는 전부 다르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걸 표현하느냐, 하지 않느냐도 사람마다 다르고요. 그런데 오늘은 그 평범한 진실 속에서 세상이란 원래가 불공평하다는 걸 다시 확인받았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행복을 만드세요.